현금 잡아먹는 중국시장 벗어나야 IPO 수월
경쟁상황 공평한 인도 시장에 집중하려는 의도
[뉴스핌=이고은 기자] 우버차이나와 디디추싱이 합병했다. 우버가 결국 중국시장에서 손을 떼고 현지 경쟁업체에 중국 운영본부를 매각했다는 의미다.
우버는 지난 2013년부터 꾸준히 중국시장에 공을 들여왔기에, 이 잠재력 큰 대형시장을 포기한 원인에 대해 분석이 활발하다.
◆ 저가 경쟁, 수익성 악화에 장사 없어
1일(현지시간) CNBC뉴스와 월스트리트저널(WSJ)등 주요 외신은 우버가 중국을 포기한 가장 큰 이유는 역시 '수익성 악화' 때문이라고 입을 모았다.
지난해 트래비스 캘러닉 우버 최고경영자(CEO)는 우버가 중국시장에서 1년에 10억달러 꼴의 손실을 보고 있다고 말했다. 현지업체 디디와의 소모적인 출혈경쟁이 지속되면서 지난 2년만에 20억달러를 날린 것이다.
캘러닉 CEO는 자신의 블로그 포스트를 통해 이 같은 손실 속에서 중국 운영본부를 지속적으로 유지할 수 없었다고 인정했다. 그는 "지속 가능한 사업을 구축하기 위해서는 수익성을 확보하는 것만이 유일한 방법이었다"고 말했다.
우버가 시장점유율에서 디디에게 크게 뒤진 것도 우버가 중국시장을 떠나야할 때가 왔다고 판단한 원인이 됐다. 디디가 전체의 80%가 넘는 점유율을 확보한 반면, 우버의 점유율은 10% 남짓에 불과했다.
◆ 인도시장 확보에 집중.. 지도서비스에도 투자
수익성 측면 외에도, 우버가 기업공개(IPO)에 방해가 되는 장애물을 없애기 위해 중국 시장에서 철수했다는 분석도 애널리스트들 사이에서 힘을 얻고 있다.
캘러닉 CEO는 우버가 빠른 시일 내에 공개시장에 뛰어들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지만, 시장전문가들은 우버가 언젠가 상장했을 때 현금을 빨아들이는 중국 사업본부는 투자자들에게 기업의 매력을 반감시키는 요인이 될 것이라고 봤다.
중국 외 다른 국가에도 우버가 다양한 위기상황에 직면하고 있기 때문에 중국에만 주의를 기울일 수 없었기 때문이란 분석도 나온다. 유럽에서 우버는 운전자를 '직원'으로 분류할거냐, '계약관계'로 분류할것이냐를 두고 규제당국과 충돌하고 있다. 중국 다음으로 잠재력이 큰 시장으로 점쳐지는 인도에서도 우버는 현지업체 올라(Ola)와 경쟁하고 있다.
런던의 혹스톤 벤쳐캐피탈 애널리스트는 "인도는 단일 시장으로서 가장 큰 기회다. 인도에는 중국보다 좀 더 공평한 경쟁의 장이 마련되어 있다"고 설명했다.
디디가 우버 차이나를 인수함으로써, 우버의 경쟁업체에 투자금이 향할 가능성도 줄어들었다고 그는 덧붙였다.
중국을 포기함으로써 우버가 사업영역을 다각화하는 데에도 박차를 가할 수 있게 됐다. 음식배달 서비스 우버잇츠(UberEats)가 그 예다. 우버는 자사 지도서비스 구축에도 5억달러를 투자할 계획이라고 알려졌다.
[뉴스핌 Newspim] 이고은 기자 (goe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