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 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상승세로 출발한 뉴욕증시는 장중 새로운 고점을 기록했지만 장중 내림세로 돌아선 뒤 마감을 앞두고 간신히 상승 반전하는 흐름을 보였다.
주가 방향이 수 차례 꺾였지만 전반적인 등락 폭은 좁은 박스권에 갇힌 모습을 연출했다. 다만 나스닥 지수는 올 들어 두 번째 사상 최고치로 거래를 마감했다.
초반 상승세를 이어가지 못한 것은 국제 유가가 하락한 데다 밸류에이션 부담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경제 지표의 혼조 양상도 투자자들의 적극적인 매수에 걸림돌로 작용했다.
뉴욕증권거래소 <출처=블룸버그> |
9일(현지시각) 다우존스 지수가 3.76포인트(0.02%) 소폭 오른 1만8533.05에 마감했고, S&P500 지수는 0.85포인트(0.04%) 상승한 2181.74에 거래됐다. 나스닥 지수는 전날보다 12.34포인트(0.24%) 오른 5225.48로 최고치 기록을 다시 세웠다.
수익률 게임이 지속되는 데다 변동성 저하가 매수 유입을 부추기면서 내림세로 돌아선 지수를 끌어올린 것으로 해석된다.
2분기 생산성이 예상밖으로 하락한 데 따라 경제 펀더멘털에 대한 투자자들의 우려가 고개를 들었지만 초저금리 여건이 자금을 증시로 몰아가고 있다는 것이 시장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자산운용사 빌레르 앤 코의 라마 빌레르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마켓워치와 인터뷰에서 “투자자들은 수익률 게임을 펼치고 있다”며 “기업들이 배당 지급을 계속하는 한 주가는 상승 탄력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하지만 순이익보다 배당 총액이 높은 기업들이 다수 발견돼 주의가 필요하다는 조언이다.
프랭크 카펠레리 인스티넷 애널리스트는 “증시 변동성이 높을 때 투자자들이 밀려들면서 주가를 끌어올리게 마련”이라며 “여름 휴가철이 끝날 때까지 주식시장은 무료한 움직임을 연출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월가의 공표지수로 불리는 CBOE 변동성 지수(VIX)는 이날 11.6 내외에서 거래, 연중 최저치에 머물렀다.
워렌 파이낸셜의 랜디 워렌 최고투자책임자는 CNBC와 인터뷰에서 “투자심리가 리스크-오프보다 리스크-온에 치우쳤다”며 “주식은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는 몇 안 되는 자산 가운데 하나”라고 말했다.
경제 지표는 엇갈렸다. 노동부에 따르면 2분기 시간당 노동 생산성이 0.5% 하락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0.3% 상승할 것이라는 시장 전문가들의 예상과 어긋난 것이다.
2분기 생산성은 전년 동기에 비해서도 0.4% 후퇴했다. 생산성이 연율 기준으로 떨어진 것은 2013년 2분기 이후 처음이다.
생산성 저하는 금융업계 이코노미스트뿐 아니라 연방준비제도(Fed) 정책자들도 우려하는 현안이다. 생산성이 개선되지 않을 경우 2차 대전 이후 가장 저조한 경기 회복의 돌파구를 마련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반면 상무부가 발표한 6월 도매재고는 0.3% 증가해 보합을 나타낼 것이라는 시장 예상과 달리 호조를 보였다.
종목별로는 명품 패션 업체 코치가 2분기 시장 예상치에 못 미치는 매출액을 발표한 가운데 2% 이상 떨어졌고, 밸리언트 제약은 실적 부진에도 24% 폭등했다.
의류 업체 갭은 7월 동일점포매출이 감소했다는 소식에 6% 이상 급락했고, 몬스터 월드와이드는 피인수 기대감에 전날에 이어 랠리를 지속, 26% 뛰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뉴욕 특파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