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채 매입 겨냥 발행 봇물
[뉴욕 = 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영국 파운드화 표시 회사채 발행이 이달 들어 15배 가까이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영란은행(BOE)의 자산 매입 프로그램에 기댄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영국 파운드 <사진=블룸버그> |
23일(현지시각) 업계에 따르면 이달 들어 파운드화 표시 회사채 발행이 총 44억5000만파운드(59억달러)에 이른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2억9700만파운드에서 약 15배 급증한 수치다. 5개 기업이 회사채 발행에 나섰고, 같은 행보를 취하는 기업이 점차 늘어날 것으로 보여 이달 전체 발행액은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영국 회사채 시장 규모는 미국을 포함한 다른 선진국에 비해 상대적으로 작다. 하지만 BOE의 부양책이 채권 금리를 끌어내리는 한편 투자 수요를 부추기자 기업들이 자금 조달에 잰걸음을 하고 있다.
특히 내달 BOE가 회사채 매입에 본격 나서기로 한 데 따라 이를 겨냥한 발행 수요가 대폭 늘어났다는 것이 시장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영국 AAA 등급 회사채의 평균 수익률은 이달 초 1.4% 아래로 떨어졌다. 10년 만기 영국 국채 수익률이 0.5%까지 밀리며 사상 최저치를 기록하자 동반 하락한 것.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 국민투표 이전 10년물 국채 수익률은 1.4% 내외에서 거래됐다.
HSBC에 따르면 영국 기업의 자금 조달액 가운데 71%가 은행권 여신을 통해 이뤄지고, 회사채 비중은 29%에 그치는 상황이다. 그나마도 파운드화보다 달러화나 유로화 표시 회사채 발행이 훨씬 크다.
토마스 허스트 크레딧사이트 신용 전략가는 CNBC와 인터뷰에서 “당분간 회사채 발행이 증가 추이를 지속할 것”이라며 “하지만 브렉시트 관련 발행 급증은 단기적인 현상으로 마무리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뉴욕 특파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