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원 전체 표결 61 대 20으로 통과
[뉴욕 = 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지우마 호세프 브라질 대통령이 탄핵됐다. 31년의 짧은 민주주의 역사 속에 브라질 대통령이 탄핵으로 물러난 것은 이번이 두 번째다.
31일(현지시각) 주요 외신들은 호세프 브라질 대통령의 탄핵 소식을 일제히 타전했다. 이번 탄핵은 브라질 안팎의 정책자와 투자자가 이미 예상했던 일이다.
지우마 호세프 대통령 <사진=블룸버그> |
이날 브라질 상원은 전체 회의를 열고 찬성 61표와 반대 20표로 호세프 대통령의 탄핵안 표결을 통과시켰다.
이번 투표 결과에서 찬성 표는 탄핵 가결에 필요한 3분의 2의 의석인 54명을 훌쩍 넘어섰다.
상원 최종 표결에서 탄핵이 결정된 데 따라 호세프 대통령은 앞으로 30일 이내에 브라질리아 대통령궁을 떠나야 한다.
차기 대통령 선거가 열리는 2018년까지 미셰우 테메르 부통령이 대통령 권한을 대행할 예정이다.
지난 2014년 근소한 표 차이로 재선에 성공한 호세프 대통령은 사상 최악의 경기 침체를 더욱 악화시켰다는 혹평을 받았고, 결국 탄핵이라는 결과로 치달았다.
예상했던 결과에 금융시장은 반색했다. 브라질 헤알화가 장 초반 약세에서 탄핵 소식이 전해진 직후 0.2% 상승세로 돌아섰고, 브라질 증시 역시 2% 가량의 초반 낙폭을 0.9%로 좁혔다.
대통령 탄핵에 따른 경제 개혁에 대한 기대가 금융시장 흐름을 개선시켰지만 시장 전문가들은 장밋빛 전망을 경계하고 있다.
에드윈 구티에레즈 아베르딘 애셋 매니지먼트 이머징마켓 채권 헤드는 블룸버그와 인터뷰에서 “탄핵으로 인해 개혁이 속도를 낼 여지가 높아진 것이 사실이지만 남은 과정이 순탄할 것으로 장담하기는 어렵다”고 주장했다.
앞서 신용평가사 스탠더드 앤 푸어스(S&P) 역시 탄핵 이후 개혁에 대한 낙관이 브라질 회사채 시장에 대한 리스크를 가리고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매튜 테일러 아메리카 대학 교수는 월스트리트저널(WSJ)과 인터뷰에서 “정치권에 대한 비관적인 여론이 호세프 대통령의 탄핵으로 해소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브라질 경제는 호세프 대통령이 첫 임기를 맞았던 지난 2010년 7.6%에 이르는 성장률을 기록했으나 이후 가파른 하강 기류를 연출하며 지난해 3.8% 마이너스 성장률로 치달았다. 올해도 브라질 경제가 3.2% 위축될 것으로 예상된다.
경제 펀더멘털의 악화 이외에 브라질 국영 석유기업인 페트로바스로부터 뇌물을 받았다는 내용의 스캔들 역시 호세프 대통령의 이미지에 먹칠을 한 한편 탄핵의 빌미를 제공했다는 것이 정치권의 지적이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뉴욕 특파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