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진단 다르고, 밸류에이션·이익전망도 차이
[뉴스핌=김지완 기자] 사상 최고치를 경신한 미국 주식을 더 살 것인가, 이익 실현할 것인가를 두고 증권가의 의견이 엇갈렸다.
NH투자증권은 ‘미국주식을 팔아라’를 외쳤고, 미래에셋증권 ‘미국주식이 최고다’를 말했다. 월가 투자의 귀재 짐 로저스(Jim Rogers)는 최근 금융전문지 배런스(Barron’s)와의 인터뷰에서 뉴욕증시에 상당한 거품이 껴 있다고 말했다.
1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NH투자증권은 9월 모델포트폴리오에서 미국주식 투자비중을 기존 16%에서 13%로 낮추는 대신 중국주식은 9%에서 12%로 올렸다. 한국주식 21%, 아시아주식 5%를 유지하는 등 전체주식비중은 전달과 동일한 51%를 유지했다.
김정호 NH투자증권 WM전략본부 본부장(상무)는 "미국의 투자매력도가 낮아졌다"면서 "8월 이후 미국주가지수는 사상최고치를 이어가는 강세를 시현해하는데 반해 기업이익이 부진한 흐름을 보이고 있어 밸류에이션 부담이 확대됐다"고 밝혔다.
◆ 미래 “美기업 이익회복” VS NH "美기업 이익부진...中주식으로 갈아타“
반면, 미래에셋증권은 9월 모델 포트폴리에서는 미국 경기·이익회복에 중점을 뒀다는 설명과 함께 주식 가운데 미국주식에 가장 높은 비중(15%)으로 투자할 것을 제시했다.
정유정 미래에셋증권 자산배분센터 연구원은 “미국기업 이익이 꾸준히 개선돼 가격부담이 낮아졌다”면서 "특히 IT섹터와 유가 상승에 따른 에너지·소재 섹터의 이익 전망치 회복세가 이어지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정 연구원은 "경기회복이 양호한 미국주식을 선호한다"면서 "완만한 경기회복을 바탕으로 안정적인 가격 흐름이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NH투자증권 9월 균형투자형 모델포트폴이오<자료=NH투자증권> |
◆ NH “성장률·물가부진...경기회복 ↓” VS 미래 “소비·주택·고용 강한 회복세”
두 회사의 투자의견이 엇갈리게 된데는 미국 경제을 어떻게 진단하는가도 영향을 미쳤다.
NH투자증권은 미국의 추가적인 경기회복 기대감이 낮다고 판단했다. 2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수정치가 1.1%로 속보치 대비 0.1%p 하락했고,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상승률은 0.8%을 유지한 것을 근거로 내세웠다.
미래에셋증권은 경기 서프라이즈지수가 약 1년6개월 만에 플러스권을 유지한 것에 주목했다. 최근 발표된 소비, 주택, 고용지표가 강한 회복세를 이어나가고 있다고 해석했다. 증시 상승을 뒷받침하는 펀더멘털이 개선된다는 점을 강조했다.
한편, 미래에셋증권은 주식자산을 한국, 미국, 유럽, 일본, 신흥국, 중국 등 총 6개로 세분화해 분류하고 있다. 이 가운데 미국주식에 가장 높은 등급을 부여했다. 신흥국과 중국 한국 유럽, 일본은 미국보다 낮은 등급을 부여했다.
미래에셋증권 9월 모델포트폴리오_중수익추구형<자료=미래에셋증권> |
NH투자증권은 글로벌 주식스코어링(Scoring)에서 선진국 주식의 스코어가 7월 이후 빠르게 하락했다고 밝혔다. 반면 신흥국은 가파르게 상승해 선진국보다 이머징 주식시장이 투자매력도가 우위에 올라선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미래에셋증권은 중수익추구형에서 미국주식의 투자비중을 15%로 제시했다. 주식자산내 가장 높은 비중이다. 투자상품 역시 미래에셋글로벌그레이트컨슈머 펀드와 랩어카운트, 피델리티글로벌배당인컴펀드, AB미국그로스펀드 등에 나눠서 투자하는 방식을 택했다.
반면, NH투자증권은 균형투자형 기준으로 미국주식 투자비중은 13%로 책정했다. 한국에 이은 두 번째다. 미국주식에 대한 투자상품은 AB운용의 미국그로스펀드만 단일상품으로 추천하고 있다. 두 회사가 공통으로 추천하고 있는 AB미국그리스펀드는 지난 12일을 기준으로 1년간 8.53% 수익률을 기록했다.
[뉴스핌 Newspim] 김지완 기자 (swiss2pac@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