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제조업가동률 금융위기 이후 최저
김영란법 시행 등 소비 동반 부진 가능성
[세종=뉴스핌 정경환 기자] 올 8월 제조업가동률이 금융위기 이후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완성차업체들의 파업 여파다. 이른바 김영란법(부정 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 시행으로 소비 위축 우려가 이는 가운데 파업마저 장기화될 경우 경기 회복은 요원해질 수 있다는 평가다.
30일 통계청에 따르면, 2016년 8월 제조업평균가동률이 전월보다 3.4%p 하락한 70.4%를 기록했다.
이는 2009년 3월 69.9% 이후 7년 5개월 만의 최저치다.
완성차업체들의 파업 영향이 컸다. 8월 자동차생산은 전월 대비 17.7% 급감했다. 이로 인해 광공업생산이 전월에 비해 2.4% 감소했고, 이는 서비스업과 건설업 등의 증가에도 불구하고 올 8월 전산업생산을 전월보다 0.1% 끌어내렸다. 지난 4월 -0.7% 이후 넉 달 만의 감소 전환이다.
어운선 통계청 산업동향과장은 "파업 때문에 자동차 생산이 많이 떨어지면서 광공업이 큰 폭으로 감소했다"며 "광공업을 제외하고 다른 업종은 비교적 호조를 보였다"고 설명했다.
제조업 평균가동률 추이. <자료=통계청> |
현대차는 지난 7월 19일부터 부분파업에 돌입, 현재까지 20여 차례 파업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 26일에는 2004년 이후 12년 만의 전면파업에 들어간 상태다.
현대를 비롯해 기아, GM 등 완성차 3사 파업으로 8월에만 약 6만6000대 규모의 생산 차질이 발생한 것으로 정부는 파악하고 있다. 나아가 파업이 이달 말까지 계속될 경우 그 규모는 9만8000여 대로 늘어날 전망이다. 파업으로 인한 역대 최대 생산 차질 규모는 2006년 8만5000여 대였다.
문제는 생산에 그치지 않는다. 지난 6월을 끝으로 개별소비세 인하 혜택이 종료된 상황에서 연이은 파업에 따른 생산 차질은 판매 부진으로 이어진다.
기재부 관계자는 "자동차 업계 파업시간 8월 194시간에 이어 9월 160시간에 이른다"며 "9월에도 파업이 지속되면서 생산 차질 뿐만 아니라 판매 차질로 이어져 소비에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실제 현대차는 올 8월 국내 판매량이 4만2112대로, 전년 동기 대비 17.6%나 줄었다. 같은 기간 기아차도 국내 판매량이 10.4% 감소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지난 28일 김영란법까지 시행되면서 소비 위축 우려는 더욱 커지고 있다.
기재부 관계자는 "자동차 파업 장기화, 청탁금지법 시행 등이 생산 및 소비 등에 하방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며 "경기회복 모멘텀이 유지·확산될 수 있도록 대내외 하방위험 요인에 적극 대응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코리아 세일 페스타 효과 극대화, 친환경 소비 촉진, 신산업 투자 등 소비·투자 활성화를 통해 내수 활력 제고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뉴스핌 Newspim] 정경환 기자 (hoa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