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 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금융주 실적 호조에도 뉴욕증시가 완만하게 하락했다. 스탠리 피셔 연방준비제도(Fed) 부의장이 금리인상을 옹호하는 발언을 내놓은 데다 달러화 및 금리가 들썩이면서 주가 발목을 잡았다.
국제 유가가 배럴당 50달러 아래로 떨어진 데다 경제 지표 역시 미지근한 움직임을 보이면서 투자자들의 매수 심리가 꺾였다는 분석이다.
뉴욕증권거래소 <출처=블룸버그> |
17일(현지시각) 다우존스 지수가 51.98포인트(0.29%) 떨어진 1만8086.40에 거래됐고, S&P500 지수는 6.48포인트(0.30%) 내린 2126.50을 나타냈다. 나스닥 지수는 전날보다 14.34포인트(0.27%) 하락한 5199.82에 마감했다.
지난주에 이어 은행권의 실적은 시장 예상치를 크게 웃돌았다. 이날 발표된 뱅크오브아메리카(BofA)의 3분기 순이익은 주당 41센트로, 시장 전문가들의 예상치인 34센트를 크게 넘어섰다.
같은 기간 매출액 역시 216억4000만달러로, 시장 전망치인 209억7000만달러를 크게 뛰어 넘었다.
하지만 증시 전반에 미친 영향은 미미했다. 투자자들은 연준의 움직임과 달러화 등락에 촉각을 세우는 모습이다.
이날 스탠리 피셔 연준 부의장은 장기적인 저금리의 위험성을 강하게 경고했다. 경기 부양을 앞세운 저금리가 오히려 더욱 깊고 오랜 경기 침체를 일으킬 수 있다는 지적이다.
그는 고용과 인플레이션 측면에서 미국 경제가 연준의 목표 수준에 근접했다고 강조하고, 금리 상승을 강하게 지지했다.
전반적인 주가 흐름과 관련, 퀸시 크로스비 푸르덴셜 파이낸셜 전략가는 CNBC와 인터뷰에서 “주식시장은 ‘주식회사 아메리카’의 성장을 확인하고 싶어 한다”며 “투자자들은 여전히 증시 방향을 찾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연준이 발표한 9월 산업생산은 전월에 비해 0.1%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시장 전문가의 예상에 부합하는 수준이지만 전월 0.5%에서 후퇴한 수치다.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대통령 선거 후보의 승리 전망도 이날 주가에 부정적으로 작용했다. 특히 헬스케어 섹터의 주가 하락이 두드러졌다.
골드만 삭스는 투자 보고서를 통해 ‘민주당 파장’이 가시화되고 있으며, 이는 증시에 악재에 해당한다고 주장했다.
크레이그 스털링 파이오니어 인베스트먼트 매니지먼트 주식 리서치 헤드는 블룸버그와 인터뷰에서 “헬스케어 섹터가 퍼펙트 스톰을 만났다”며 “클린턴 후보가 11월 대선에서 승리할 경우 하락 압박이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업계에 따르면 올들어 뉴욕증시의 하락률 기준 상위 10개 종목 가운데 6개가 헬스케어 종목인 것으로 나타났다. 밸리언트 제약이 이날 3.6% 급락했고, 밀란이 0.2% 가량 내렸다.
애플은 자동차 사업 부문에 브레이크가 걸렸다는 소식이 전해진 가운데 0.1% 이내로 완만하게 밀렸고, 실적 호조를 나타낸 뱅크오브아메리카는 0.3% 소폭 오르는 데 그쳤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뉴욕 특파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