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개의 독립 공간이 하나의 돔 아래 '통합'
친환경성·직원 편의성까지 두루 갖춰
[뉴스핌=이성웅 기자] 세계적인 IT기업인 애플의 '캠퍼스2'와 슈퍼카를 전문으로 만드는 맥라렌의 '테크니컬 센터'. 이 두곳의 공통점은 '통합'이라는 콘셉트 아래 내부의 시설과 구성원들이 유기적으로 작용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는 점이다.
한국에서도 이 두곳과 유사한 콘셉트의 건축물인 한국타이어의 연구개발(R&D)센터 '테크노돔'이 본격적인 가동을 시작했다.
안개가 짙게 내려앉은 18일, 대전 유성구 대덕연구단지에 위치한 한국타이어 테크노돔을 방문했다.
이날 준공식을 가진 테크노돔은 한국타이어가 설계비용을 포함해 총 3000억원을 들여 건설한 최첨단 R&D 센터다. 연면적은 9만6328㎡(약 2만9139평)로 지하 2층, 지상 4층 규모의 연구동과 지상 7층, 지하 1층 규모의 주거동으로 구성된다.
이 곳의 설계는 세계적인 건축가 노만 포스터 경이 설립한 '포스터 앤 파트너스'에서 맡았다. 이 회사가 바로 앞서 언급한 두 건축물을 설계한 곳이다.
때문에 우주선을 연상시키는 이 은빛 건물 역시 '통합'이라는 콘셉트를 갖는다. 건물의 설명을 도와준 한국타이어 직원은 이를 '원 콤패니'라고 불렀다.
한국타이어 테크노돔 전경 <사진=한국타이어> |
10개의 독립된 사무실과 각종 시험실 건물이 거대한 돔 아래서 유기적으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때문에 건물 곳곳에는 이를 돕기 위해 다양한 소통의 공간이 마련돼 있다. 사무실은 물론이고, 하다못해 복도의 난간까지도 소통이 편리하도록 디자인됐다.
R&D센터라는 본연의 목적에 맞게 첨단 연구시설도 두루 갖추고 있다. 국내 타이어업계로는 최초로 도입한 주행시뮬레이션 실험실에서는 실제 차량, 타이어, 드라이버의 데이터를 컴퓨터에 입력하면 제품의 성능을 시험할 수 있다.
또 ▲타이어의 소음을 측정하는 무향실 ▲타이어의 실제 제작공정을 그대로 수행하는 미니어처 공장 ▲고무의 늘어짐 정도를 실험하는 인장시험실 등 이날 견학을 통해 둘러본 실험실만 11곳이 넘었다.
이곳 테크노돔에는 현재 650명의 연구 인력이 각종 실험실에서 근무 중이며 향후 2020년까지 1000명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때문에 시설이 가동 중임에도, 아직 예비공간으로 남겨져 있는 곳을 확인할 수 있었다.
한국타이어 테크노돔 내부 시설 <사진=한국타이어> |
1~4층까지가 사무 및 실험 공간으로 구성됐다면, 지하 1층에는 각종 복지공간으로 채워져 있었다.
피트니스센터와 식당, 한의원, 병원, 카페 등 연구 인력들의 생활에 불편함이 없도록 웬만한 편의시설은 모두 갖추고 있었다. 또 지하 1층에서는 바로 테크노돔 뒤에 위치한 주거공간으로 이어지는 통로가 자리하고 있다. 주거공간에는 주로 미혼의 신입사원들이 살고 있다.
금속과, 흰색 타일 등으로 미래적인 모습을 품고 있는 내부와 달리, 외부는 자연과도 잘 어울리는 모습을 보여줬다.
테크노돔 외부를 둘러싸고 있는 연못은 빗물을 받아 내부 온도조절에 활용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테크노돔은 연못뿐만 아니라 지붕 위에 설치된 태양열 전지와 지열 등을 이용해 냉난방에 이용하는 친환경 건물이다.
테크노돔은 향후 한국타이어의 글로벌 R&D 허브 역할을 수행하게 될 예정이다.
현재 한국타이어는 독일, 미국, 중국, 일본 등 4개국에 연구시설을 운영하고 있다. 이들 연구소에서 진행 중인 연구개발 프로젝트들을 통합 관리하고, 원천 기술을 개발하는 것이 바로 테크노돔의 임무다.
이날 준공식에 참석한 서승화 한국타이어 대표이사는 "테크노돔이 한국타이어 기술력의 메카로서 자동차산업을 이끌어갈 기술력이 탄생할 곳"이라며 "기술뿐만 아니라 일하는 방식에서도 혁신을 이끌어 낼 것"이라고 설명했다.
[뉴스핌 Newspim] 이성웅 기자 (lee.seongwoong@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