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 IT 등 과매도 업종 반등 기대"...중장기 성장방안 필요
[뉴스핌=백현지 기자] 올 한해 부진했던 코스닥시장에 최근 한 줄기 빛이 새어들었다. 국민연금이 연말까지 1조원 가량의 유동성을 공급하겠다고 밝히면서다. 이에 연초 급락 장세 이후 저점수준까지 내려선 코스닥 반등 기대감도 솔솔 나오는 상황. 연기금의 러브콜은 과연 어디로 향할까.
3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코스닥 내에서도 반도체를 중심으로 IT, 제약‧바이오 업종 등이 수혜를 받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A증권사 투자전략팀 애널리스트는 "국민연금의 매매전략은 모멘텀 플레이라기보단 펀더멘털 측면에서 하방경직성을 높여가는 패턴으로 안정적 실적이 나오는 종목을 선호한다"며 "올해부터 내년까지 실적개선이 예상되는 반도체, 디스플레이 등 IT업종을 살펴보고 있다"고 귀띔했다.
특히 하반기 삼성전자, 인텔, 대만 TSMC 등 글로벌 기업들의 대규모 투자가 예상되고 있다. 삼성전자 반도체 부문은 하반기 75억6100만달러의 시설 투자를 예상하며 상반기 대비 2배 이상 늘릴 전망이다. 인텔과 TSMC도 58억5400만달러, 65억7400만달러 규모의 투자가 예상된다.
삼성전자의 3분기 실적에서 보듯 반도체, 디스플레이 부문 실적은 모바일부문과는 달리 견조한 성장세다.
수급적 이유로 과매도 국면을 지나온 제약, 바이오주에도 관심을 가질 만하다는 평가도 나온다.
코스닥 제약바이오업종은 코스닥지수를 한때 788.13까지 끌어올린 데 결정적 역할을 했지만 이후 추락하며 지수 전체를 끌어내렸다. 코스닥 제약업종지수는 지난 28일(6425.94) 기준으로 2월 고점 7697.71대비 16.5% 하락한 상태다.
한 자산운용사 롱숏펀드 매니저는 "올해 제약, 바이오주 중에서는 실적과 무관하게 수급적으로 꼬여 주가 하락이 과도한 종목들이 꽤 있다"며 "바이오주가 전부 오르지 않겠지만 실적이 우량한 기업들을 위주로 접근할 만하다"고 제시했다.
코스닥 제약업종지수 구성 시가총액 상위 종목 <자료=한국거래소> |
한편, 시장에선 중소형주를 포함한 코스닥 시장부양책이 단기 효과로 끝나지 않으려면 정기적인 자금 집행과 중소형주운용 성과를 평가할 수 있는 별도의 벤치마크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B 자산운용사 주식운용본부장은 "(1조원 중) 코스닥을 포함한 진짜 중소형주에 투자할 수 있는 자금은 2000억원 수준에 그칠 것 같다"며 "이 역시 단기적으로 투자심리 개선에는 도움이 되겠지만 시장 육성을 위해선 매년 운용 자산의 일정 규모를 꾸준히 투자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중소형주펀드 성과를 대형주와 동일하게 비교하는 관행을 개선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즉 국민연금이 올 하반기 '중소형주형' 위탁운용사를 선정할 때 중소형주 펀드매니저의 운용개시일 이후 절대수익률과 코스피대비 초과수익률을 기재토록 하는데 중소형주펀드 성과를 코스피지수로 평가한다는 것 자체가 적절치 않다는 얘기다. C운용사 주식운용본부장은 "한국경제가 구조적으로 저성장에 접어든 만큼 대형주와는 달리 장기적 관점에서 (중소형주 기금운용을) 평가해야 하고 이에 맞는 기준도 만들어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뉴스핌 Newspim] 백현지 기자 (kyunji@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