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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춤한’ ETN, ‘손실제한형’으로 반전 가능할까

기사입력 : 2016년11월04일 14:14

최종수정 : 2016년11월04일 14:14

연내 손실제한형 ETN 관련 규정 발표
실효성 놓고 거래소-업계 시각차

[뉴스핌=이광수 기자] 오는 17일 상장지수증권(ETN)이 상장 2주년을 맞는다. ETN은 상장 첫 달 일평균 거래대금 1억원에서 올해 초 420억원까지 가파른 성장을 해왔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4일 기준 일평균 거래대금은 322억원으로 올해 초 거래대금 고점을 기록 한 뒤 300억원대를 유지하고 있다. 거래대금이 늘지도, 줄지도 않은 수평선만 그리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금융당국은 '파생상품 활성화 방안'을 발표, 손실제한형 ETN을 허용할 예정이다. 다양한 ETN을 허용해 시장 규모를 자연스럽게 늘리겠다는 복안이다. 손실제한형 ETN은 주가연계증권(ELS)을 구조화해 ETN으로 만든 상품이다. ELS를 장내로 끌어들여 매매를 용이하게 하겠다는 것이다.

◆ 손실제한형 ETN 도대체 언제?…"올해 안 넘겨"

업계 안팎에는 손실제한형 ETN의 상장 시기를 두고 추측이 분분하다. 당초 금융당국이 올 여름께 발표하기로 했던 파생상품 활성화 방안 발표가 연이어 미뤄졌기 때문이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한국거래소와 당국이 의지를 갖고 추진한 사안이어서 함께 준비를 해왔는데 발표 방안이 잇따라 연기되면서 준비 자체를 멈춘 상태"라고 답했다.

특히 최근 임종룡 금융위원장이 경제부총리로 내정되면서 추진 동력이 떨어질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위원장 인선까지 고려하면 내년 여름까지 발표가 연기될 수도 있다고 업계에선 보고 있다. 

이에 대해 금융위는 현재 제도를 마무리하고 있는 단계로, 올해를 넘기지 않을 것이라는 입장을 드러냈다. 금융위 관계자는 "위원장 공석과 상관없이 연내 발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 시장 활성화 효과 있나?…거래소-업계 '시각차'

문제는 손실제한형 ETN이 상장된다고 하더라도 ETN 시장 활성화에는 역부족일 것이라는게 업계 중론이다. 당국이 가이드라인으로 제시한 '중위험 중수익'에 머물러 있는 한 매력적인 상품이 나올 수 없다는 것이 이유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아직 손실제한형 ETN에 대한 규정이 확정되지 않았지만 업계와 의견을 조율하는 과정에서 나온 얘기를 종합해 봤을 때 시장성 있는 상품이 나오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예상했다. 규제를 좀 더 풀어 공격적인 상품을 발행할 수 있게 해야 한다는 얘기다.

이 관계자는 "ETN 발행사들이 함께 공격적인 상품들도 할 수 있게 해달라고 당국에 의견을 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은 상태"라며 "(손실제한형 ETN에 대한) 발행사들의 기대치가 낮은 상태"라고 덧붙였다.

ETN 발행 증권사 <자료=한국거래소>

현재 손실제한형 ETN은 손실제한폭으로 상·하단을 ±30% 수준으로 제한하고, 녹인(Knock In)구간이 없는 형태로 가닥이 잡혔다.

또 다른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현재 ETN으로 돈을 벌고 있는 회사가 별로 없다. 이는 판매금액이 절대적으로 적기 때문인데 그럼에도 발행사들이 ETN에 뛰어든 것은 일단 상품 라인업을 갖춰놓고 시장을 선점하기 위함"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ELS의 단점을 보완하기위해 녹인 구간을 없애고 손실구간도 제한한 건데, 아무래도 제약이 있을 수밖에 없다"며 "금융위에선 상장 후 추가로 규제를 완화하는 것을 고려하는 것 같다"고 답했다.

거래소 시각은 또 다르다. 방홍기 한국거래소 증권상품시장부 팀장은 "손실제한형 ETN 허용은 다양한 투자 수단이 제공된다는 측면에서 의미가 있다"며 "새로운 도구가 마련되는 것으로 이를 이용해 다양한 상품이 나오게 되면 거래대금이나 시장 전체 규모 들이 자연스레 커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손실제한형 ETN은 거래소가 의욕적으로 추진하는 프로젝트 중 하나다. 연초 지수 급락으로 인한 ELS 투자 손실로 위축된 수요를 상대적으로 안전한 손실제한형 ETN으로 흡수하겠다는 전략이다. 

방 팀장은 "ETN은 아직 시장 초창기"라며 "상장지수펀드(ETF)도 초창기 열악했지만 이후 성장했듯 ETN도 지금은 성장의 과도기에 있다고 보면 될 것 같다"고 덧붙였다. 

 

[뉴스핌 Newspim] 이광수 기자 (egwangsu@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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