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분간 강달러 변함 없을 것..중장기 약세 전망 우세"
[뉴스핌=이에라 기자] '트럼프 시대' 개막에 달러/원 환율이 1150원대로 급등했다. 불확실성이 커지자 안전자산에 대한 수요가 커졌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달러 강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보고 있다. 다만, 공약인 재정정책 강화, 보호무역주의 선회 등을 감안하면 1170~1180원 정도에서 차익을 실현하는 것이 적절하다는 조언이다.
10일 서울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은 전거래일 대비 4.9원 오른 1154.4원으로 개장했다. 이후 1150원 내외에서 공방중이다.
전날 트럼프 후보가 출구조사에서 승기를 잡자 달러/원은 장중 30원 가까이 급등, 한때 1157.3원까지 치솟기도 했다. 간밤 주요 6개국 통화에 대한 미국 달러화 가치 수준을 나타내는 달러 인덱스 역시 0.56% 오른 98.52를 기록했다.
신현조 우리은행 투체어스잠실센터 PB팀장은 "달러화 방향은 쉽게 예측할 수 없는 부분이 많지만, 단기적으로 봤을때는 금융시장 불안감 때문에 달러/원 환율이 상승(달러 강세-원화 약세)할 것"이라고 말했다.
노근환 한국투자증권 투자전략부 이사는 "트럼프 등장으로 높아진 정책 불확실성이 안전자산 선호를 이끌고 있다"며 "달러화는 위험자산 통화로 볼수 있는 이머징 통화에 대해서는 강세를 나타낼 것"이라고 예상했다. 노 이사는 "연말까지 달러/원 환율이 1165원까지 상승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하지만 트럼프가 내세웠던 선거 공약들을 살펴보면 강(强)달러에 대해 장담할 수만은 없다. 트럼프 당선자는 재정정책 확대와 미국 이익을 위해 강력한 보호무역 정책을 펴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이를 위해 달러 가치 약세를 유도할 수 있다.
베어링자산운용은 이날 보고서를 통해 "(트럼프 당선으로) 재닛 옐런 미국 연준(Fed) 의장의 임기가 조기에 종료되거나 2018년 재임명이 거부될 가능성 또한 높다"면서도 "매파적 연준이 달러 강세를 동반한 가능성은 낮다"고 전망했다. 향후 연준과 대립으로 불확실성이 높아지면 긴축통화정책에도 불구하고 달러가 약세를 보일 수 있다고 베어링은 내다봤다.
신현조 팀장도 "트럼프 당선자가 보호무역을 펼치겠다고 주장했는데, 그동안 지속적으로 성장했던 미국 경제가 약간 침체된다면 달러가 약세 기조로 돌아설 가능성이 있다"며 "단기간엔 달러 강세로 가겠지만 일정 수준이 지나면 약세 기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중장기 관점에서 트럼프의 공약 이행과 정책 방향을 확인하는 과정에서 변동성이 커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신 팀장은 "당분간 달러/원 환율 1170~1180원 부근에서는 매도 타이밍을 잡고, 다시 환율이 떨어지면 매수하는 전략으로 접근해야 한다"며 "안전자산으로 여겨지는 달러도 환투자를 하게 되면 고위험 자산이나 마찬가지기 때문에 꼭 분할 매수-분할 매도 전략을 활용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최광철 대신증권 상품기획부장은 "앞으로 트럼프 당선자가 내세우는 공약들이 어떤 영향을 미치고 실현되는지 여부를 잘 살펴봐야 한다"며 "달러 자산은 단기 투자가 아닌 상시로 접근해야 하는데 변동성 확대 장세에서 수익을 낼 수 있는 기회로 삼을 수 있다"고 조언했다.
[뉴스핌 Newspim] 이에라 기자 (ERA@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