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엔 인수 효과 제외하면 실적 부진 지속
광고 사업 재편·O2O 플랫폼화로 수익성 회복 과제
[뉴스핌=최유리 기자] 카카오가 올해 3분기 두 자릿수 실적 성장세를 기록하도고 활짝 웃지 못했다. 로엔엔터테인먼트(로엔) 인수 효과를 제외하면 실속이 없었기 때문이다. 이에 광고 사업 효율화를 이어가는 한편 O2O(온·오프라인 연계) 사업 방향을 전면 수정키로 했다.
◆ 실적 '외화내빈' 지속…로엔 빼면 수익성 뒷걸음질
<카카오 CI=카카오> |
10일 카카오는 2016년 3분기 연결기준 매출액이 391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0.5% 늘었다고 공시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87% 늘어난 302억원, 당기순이익은 7.7% 감소한 136억원으로 집계됐다.
겉은 화려했지만 정작 모기업 실적은 초라했다. 카카오 별도 기준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0.6% 감소한 2101억원, 영업이익은 60% 줄어든 104억원을 기록했다. 로엔 인수로 매출 덩치를 키웠지만, 카카오 자체 수익성은 뒷걸음질친 셈이다.
사업 부문별 성과에서도 로엔 효과가 반영됐다. 로엔의 매출이 포함된 콘텐츠 플랫폼은 호조를 나타냈지만 광고 플랫폼은 부진을 이어갔다.
구체적으로 총 콘텐츠 플랫폼 매출은 187.2% 늘어난 1984억원을 기록했다. 게임 콘텐츠는 모바일 게임 '검과마법 for Kakao' 등 주요 신작들의 선전과 모바일 퍼블리싱 매출의 증가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2.7% 높은 785억원을 나타냈다.
음악 콘텐츠 매출은 로엔의 멜론 매출이 성장하면서 지난 2분기보다 5.5% 증가한 955억원으로 집계됐다. 기타 콘텐츠 매출은 244억원으로 전 분기 대비 12.8% 상승했다. 카카오페이지와 다음웹툰의 지속적인 거래액이 늘어나면서다.
기타 매출은 661억원이다. 지난 7월 문을 연 카카오프렌즈 플래그십스토어 강남점의 매출 증가와 카카오톡 선물하기의 매출 성장으로 전 분기보다 32.4% 올랐다. 올해 신규 편입된 로엔의 음반 유통 매출 등이 반영돼 전년 동기 대비로는 377.6% 상승했다.
반면 광고 플랫폼 매출은 하향세를 지속했다. 전년 동기 대비 13.5% 감소한 1269억원으로 3분기 연속 마이너스 성장세다. 계절적 비수기 효과와 저(低) 효율 네트워크 광고 트래픽을 제거하는 최적화 작업이 영향을 미쳤다.
영업비용은 전년 동기보다 69.2% 늘어난 3611억원을 기록했다. 모바일 게임을 포함한 콘텐츠 관련 마케팅 활동에 따라 광고선전비가 증가했고, 게임 및 콘텐츠, 커머스 영역 전반의 지급수수료가 더해졌다.
<카카오 매출 추이=카카오> |
◆ O2O 사업 '투트랙'으로…자체 교통 서비스+플랫폼 역할
분위기 반전을 위해 카카오는 광고 사업 재편을 이어가는 한편 O2O 사업을 '투트랙'으로 진행한다. 교통 관련 서비스는 카카오가 직접 운영하고, 나머지 영역에선 파트너사와 이용자를 잇는 플랫폼 역할을 맡는다.
임지훈 대표는 3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카카오가 모든 O2O 서비스를 직접하는 것은 효율적이지 않다"면서 "게임 플랫폼처럼 O2O 사업도 카카오가 가장 잘 할 수 있는 일을 하겠다"고 말했다.
파트너사를 카카오가 확보한 이용자에게 노출시키고 결제의 편의성을 높이는 역할을 하겠다는 설명이다. 카카오톡 플랫폼을 통해 게임을 서비스하는 것처럼 O2O 파트너사에 수수료를 받는 모델이 될 전망이다.
이에 대해 카카오는 "구체적인 액션 플랜에 대해선 논의중"이라며 "플랫폼화 시점은 내년 상반기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사업 방향 수정에 따라 자체 출시를 준비하던 가사도우미 서비스 카카오클린홈을 중단하고 카카오파킹만 예정대로 내놓기로 했다.
최세훈 CFO(최고재무책임자)는 "클린홈은 향후 다른 파트너와 협력 방안을 모색하겠다"며 "카카오파킹은 이달 외부 테스트를 거쳐 결과에 따라 출시 시점을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서비스 중인 기존 O2O 사업의 수익 다각화에도 나선다. 시승 체험으로 광고 매출을 올리고 있는 카카오택시의 경우 업무용으로 사용하는 B2B(기업간거래) 모델을 적용할 계획이다.
최 CFO는 "올 4분기는 계절적 성수기 효과와 광고 상품 개편 등으로 분기 매출이 4000억원을 처음으로 넘어설 것"이라며 "본사 영업이익도 3분기보다 상승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뉴스핌 Newspim] 최유리 기자 (yrchoi@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