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STR 대표에 데이비스 말파스·댄 디미코 등 거론
[세종=뉴스핌 최영수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향후 통상정책을 어떻게 추진할 지 세계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트럼프 당선인은 후보시절 미국이 체결한 자유무역협정(FTA)을 전면 재검토하고 강력한 보호무역주의를 추구하겠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한미 FTA 재협상하겠다고 제시했고, 중국 등 주요국의 불공정 무역행위와 지적재산권 침해, 환율조작 등에 대해서도 강력하게 대응하겠다고 경고한 바 있다.
이 때문에 이 같은 공약을 추진할 통상당국을 누가 지휘할 지가 초미의 관심사다.
◆ 강력한 보호무역주의 예고…한미 FTA 재협상 가능성
FTA를 비롯한 미국의 통상업무는 무역대표부(USTR)가 맡는다. USTR 대표로는 데이비드 말파스 전 국무부 차관보와 댄 디미코 전 국제철강협회 상임이사가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그밖에도 앤드류 리베리스 다우케미칼 CEO, 로버트 라이시져 전 USTR 부대표도 물망에 오르고 있다.
이들은 모두 강력한 보호무역주의를 선호하고 있어 누가 USTR의 지휘봉을 맡더라도 트럼프 당선인의 공약을 적극 실현하는데 앞장설 것으로 보인다.
데이비드 말파스(David Malpass)는 조지타운 외교대학원에서 국제경제학과 졸업하고 덴버대학교 MBA를 마쳤다. 레이건 정부시절 재무부 부차관보를 거쳐 조지 부시 정부에서 국무부 차관보를 역임하며 정관계에 두터운 인맥을 갖고 있다. 이후 포브스와 월스트리트저널 등에서 칼럼리스트로 활동하고 있으며 트럼프 캠프에서 경제정책을 자문해 왔다.
댄 디미코(Dan DiMicco)는 금속공학자로서 1982년 미국 최대 철강회사인 누코에 품질관리자로 입사해 2000년 CEO로 선출되어 업계에서는 전설적인 인물로 통한다. 국제철강협회 상임이사와 전미제조업협회 상임이사 등을 역임하며 미국 제조업과 일자리 보호를 위해 강력한 보호무역주의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견지해온 보수성향의 경제전문가다. 지난 7월 트럼프캠프에 합류해 USTR 대표를 비롯한 경제부처 각료를 맡을 가능성이 높다.
코트라도 자체 전망보고서를 통해 데이비드 말파스와 댄 디미코를 USTR 대표 유력후보로 꼽고 "트럼프가 한미 FTA를 강력하게 비난해 왔기 때문에 한미 FTA 재협상을 요청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 산업부, 트럼프캠프 네트워크 '깜깜이'…뒤늦은 접촉 분주
트럼프 당선인이 언급한 통상정책 관련 주요 공약을 보면 강력한 보호무역주의를 바탕으로 기존에 체결한 FTA를 전면 재검토하거나 폐기하고 심지어 12개국이 우여곡절 끝에 힘들게 합의한 TPP조차도 재검토하겠다는 입장이다. 더불어 NAFTA와 WTO까지 탈퇴할 수 있다는 강경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우리 정부는 아직 트럼프캠프 주요 인사와 네트워크가 빈약한 상황이어서 트럼프 당선인의 거친 공약이 정권 초기에 얼마나 정책 목표에 반영될 지 감을 잡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매년 한미FTA 공동위원회(장관급)를 통해 양국의 통상현안을 조율해 왔지만 올해는 미국 대선을 앞두고 회의조차 열지 못했다. 때문에 향후 트럼프 정부와 통상현안을 놓고 진통이 만만치 않을 전망이다.
<자료=KOTRA> |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후보의 당선 가능성이 높았던 상황에서 우리 정부도 당혹스럽기는 마찬가지다. 통상당국은 뒤늦게 미 대사관 등을 통해 트럼프 측 인사들과 접촉을 시도하고 있다.
정부 고위관계자는 "과거 다른 정부에 비해 (트럼프 정부와) 네트워크가 부족한 게 사실이지만 현지 대사관과 관계기관 등을 통해 통상당국 유력 후보자에 대해 파악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내년 초 트럼프 행정부 내각이 확정되면 미 통상당국과 실무자 협의를 시작할 예정"이라며 "실무자 협의를 바탕으로 한미FTA 공동위원회 등 고위급 회담을 추진하겠다"고 제시했다.
[뉴스핌 Newspim] 최영수 기자 (dream@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