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분법 적용받아…투자성과 및 계열사간 시너지 기대
[뉴스핌=이지현 기자] 삼성생명이 삼성증권 자사주 10.94%를 추가 매입한다. 삼성생명이 보유한 삼성증권 지분율은 30.1%로 상승한다.
이에 따라 앞으로 삼성생명은 삼성증권에 대해 지분법 적용을 받게 된다. 또 금융지주사가 되기 위해 갖춰야 하는 삼성증권 지분율(30%) 조건도 충족하게 됐다.
삼성 서초사옥<사진=이형석 사진기자> |
11일 삼성생명은 이사회를 열고 삼성증권 자사주 835만9040주(10.94%)를 매입하기로 결의했다고 밝혔다. 매입 가격은 11일 종가 기준 약 2900억원 수준이다.
삼성증권 주식 추가 매입으로 삼성생명의 삼성증권 지분율은 기존 19.16%에서 30.1%로 높아지게 됐다. 최종 거래는 삼성증권 해외법인 소재국(미국, 영국)의 사전 승인을 거친 후 이뤄질 예정이다.
지분율 증가에 따라 앞으로 삼성생명은 지분법의 적용을 받게 된다. 지분법이란 기업이 재무제표를 작성할때 투자 주식에 대해 출자회사의 경영실적을 지분율만큼 반영하는 것을 말한다. 즉, 앞으로는 삼성생명 재무제표 상에 삼성증권의 경영실적 중 30.1%가 투자이익으로 잡히게 되는 것.
삼성생명 관계자는 "이번 자사주 추가 매입 역시 지분법 이익을 고려한 투자건"이라며 "삼성생명 이익에 삼성증권 이익이 반영될 뿐만 아니라 추후 배당이익도 받을 수 있어 양호한 투자 성과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어 "삼성증권의 종합자산관리 역량을 활용한 동종 계열사간 사업 시너지도 기대해볼 수 있다"며 "삼성증권 역시 자본 확충을 통해 초대형 IB로 성장하기 위한 발판을 마련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삼성생명이 이번 자사주 매입을 통해 금융지주사 전환에 한발 더 가까워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그 동안 삼성그룹이 지배구조 개편을 통해 삼성물산을 지주회사로 두고, 삼성생명을 중간 금융지주회사로 삼는 안을 추진할 것이라는 관측이 많았기 때문.
금융지주회사가 되려면 금융 자회사 지분을 30%이상을 보유하고 있으면서도 최대주주여야 한다. 이미 삼성증권 최대주주였던 삼성생명은 이번 지분 매입을 통해 지분율 30% 이상 조건까지 충족하게 됐다.
삼성생명은 그간 삼성증권 지분율을 꾸준히 늘려왔다. 지난 8월 이사회를 통해 삼성화재가 보유한 삼성증권 지분 613만주를 매입해, 삼성생명의 삼성증권 지분율은 11.14%에서 19.16%로 증가했었다.
물론 삼성화재 등의 다른 금융 자회사의 지분을 추가로 인수해야 하는데다, 금융위원회의 인가도 필요하다. 또 금산분리 규제로 삼성생명은 비금융계열사의 지분 보유율도 5% 이하로 줄여야하는 조건이 있다.
현재 삼성생명은 삼성전자 지분 7.7%, 호텔신라 지분 8.0%, 에스원 지분도 6.0%를 보유하고 있다.
삼성생명 관계자는 "금융지주사 전환에 대해서는 아직 결정된 바 없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이지현 기자 (jhle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