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포퓰리즘 산불처럼 번져…극우정당 득세
올해-내년, 이탈리아·프랑스·독일·네덜란드 선거 대기
[뉴스핌= 이홍규 기자] 트럼프의 대통령 당선으로 유럽 대륙을 둘러싼 정치적 위험이 심화하고 있다고 전문가들이 일제히 경고했다.
최근 유럽 내에서 포퓰리즘이 산불처럼 번지고 있는 가운데 다음달부터 내년까지 유럽 전역에 각종 대선과 총선이 예정돼 있기 때문이다.
BNP파리바스의 다니엘 모리슨 선임 투자 전략가는 지난 14일 CNBC뉴스와 인터뷰에서 "앞으로 한동안 트럼프에 이목이 쏠리겠지만, 결국엔 정치적 위험이 있는 유럽으로 눈길이 갈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는 "유럽에서 포퓰리스트 정당들이 득세할 가능성은 트럼프 당선 이전보다 훨씬 높아졌다. 독일 프랑스 네덜란드에서 선거가 예정돼 있고, 이탈리아 영국 스페인 문제도 있다. 이 모든 것들은 시장을 압박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탈리아 개헌 투표 이어 내년 프랑스·독일·네덜란드 총선·대선"
<사진=블룸버그통신> |
오는 12월 4일 이탈리아는 행정부 권한을 강화하는 내용의 개헌 국민투표를 치른다. 이번 투표는 현 총리인 마테오 렌지가 제안한 것으로, 부결될 경우 렌지 총리는 사임하겠다는 의사를 내비쳤다.
현재 이탈리아는 렌지 총리의 반대 세력으로 포퓰리즘 정당 오성운동의 창시자 베페 그릴로가 부상하고 있다.
그릴로는 국민투표를 부결시키고 조기 총선을 이끌어내기 위해 총력을 다하고 있다. 그릴로는 자신이 총리가 될 경우 이탈리아의 유로존 탈퇴를 묻는 국민투표를 시행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12월 달을 지나 내년에는 유럽연합(EU)을 구성하는 중요 국가인 네덜란드(2017년 3월 15일), 프랑스(2017년 5월 7일), 독일(2017년 9월 11일)에서 새 지도자를 뽑는 총선과 대선이 진행된다.
특히 프랑스의 경우, EU탈퇴를 주장하는 극우정당 국민전선(FN) 마린 르펜 대표에 대한 여론 분위기가 우호적으로 바뀌고 있는 추세여서 일각에서 프랑스판 '트럼프'가 등장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이 밖에 독일에선 독일의 극우정당 '독일을 위한 대안(AfD)'이 난민 수용정책에 대한 국민적 반발을 기반으로 급부상 중이고 네덜란드에선 극우를 자칭하는 자유당(PVV)이 총선을 앞두고 우파 여당 자유민주당(VVD)과 지지율 면에서 접전을 벌이고 있다.
◆ "금융시장, 유럽 위험은 가격에 반영 안해"
이처럼 올해와 내년 기존의 정치적 지형을 뒤흔들 대형 선거들이 예정된 가운데 전문가들은 시장에 일어날 변동성을 경고하고 나섰다. 아직 시장이 이같은 이벤트로 초래될 위험 가능성을 아직 가격에 반영하고 있지 있다는 조언도 함께 덧붙였다.
G플러스마켓이코노믹스의 레나 코밀레바 이코노미스트는 "가장 최악의 경우, 프랑스와 이탈리아의 쇄국적 경제주의의 위협이 EU 존립 자체를 위협할 수 있다며 "이는 다음에 일어날 가장 큰 위험인데도 불구하고 시장은 가격에 반영하지 않고 있다"고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내년 유럽 선거 결과 뿐만 아니라 시장에 대규모 혼란을 불러올 브렉시트(영국의 EU탈퇴) 진행 과정도 주시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트럼프 당선과 유럽 우파들의 득세로 영국의 브렉시트 과정이 한층 탄력을 받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영국 가디언 지에 따르면 12일 영국의 대표적인 극우 정치인인 나이젤 파라지 영국 독립당 대표는 트럼프 당선인과 비공식 회담을 가졌다.
브렉시트를 주도한 보리스 존슨 영국 외무장관은 "내가 전해도 말했듯이, 도널드 트럼프는 딜메이커다"며 "도널드 트럼프의 당선은 영국뿐만 아니라 유럽에도 좋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이홍규 기자 (bernard0202@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