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FOMC, 1월 트럼프 취임 이후에야 새로운 방향 모색할 듯
[뉴스핌=허정인 기자] 전일인 14일 종가기준 10년만기 국고채 금리는 2.061%까지 올랐다. 기준금리(연 1.25%) 밑에서 맴돌던 3년만기 국고채 금리는 전일 1.635%로 마감했다. 연초 1.665%(3년만기), 2.065%(10년만기) 이후 10개월 만이다.
채권시장 전문가들은 현재의 '트럼프 리스크'가 연말까지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트럼프 발 인플레이션 기대가 생긴 상황에서 12월 미국의 금리인상까지 앞두고 있어 급히 방향을 틀긴 어렵다는 분석이다.
15일 뉴스핌이 국내 채권시장 전문가 5인을 대상으로 금리 레인지를 문의한 결과 연말까지 3년만기 국고채 금리는 평균 1.47~1.65% 범위에서 움직일 것으로 예상됐다. 같은 기간 10년만기 국고채 금리의 예상 등락 범위는 1.93~2.19%다.
내년 상반기까지 국고채 3년물 금리의 예상 범위는 평균 1.41~1.66%, 10년만기물 금리 예상 범위는 1.82~2.19%로 집계됐다.
트럼프 당선 이후 국내 채권 금리는 가파르게 올랐다. 그가 당선수락 연설에서 자국민 감세, 인프라 투자 등을 명확히 밝힘으로써 재정확대의 필요성을 암시했기 때문이다. 따라서 채권시장 참가자들은 미 국채 발행이 늘 것으로 보고 가격 하락에 대비해 대량 매도했다.
문홍철 동부증권 연구원은 “트럼프가 당선된 후 인플레 기대가 생긴 모습”이라며 “전세계적으로 통화정책은 지향하고 재정정책에 집중하는 쪽으로 방향을 틀 것”이라고 설명했다. 문 연구원은 “연말까지 인플레 기대가 잔존하면서 금리는 상승하는 쪽으로 움직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더군다나 12월엔 연방준비제도(FOMC)의 정책금리 결정도 있다. 채권시장 전문가들은 FOMC가 시장의 혼선을 줄이기 위해 계획대로 금리를 올릴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12월 금리인상을 확인한 후 시장은 안정기에 들어갈 전망이다. 윤여삼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12월 FOMC에서 옐런의장이 금리인상을 단행하고도 점진적으로 금리인상 기조를 이어가겠다고 밝힐 경우 미 금리 상승 충격은 안정될 수 있다”면서 “미국 10년물이 2.2% 정도에 이르면 숨고르기 양상에 들어갈 것”이라고 전했다.
채권시장은 내년 1월 20일 트럼프의 정식 집권 이후 다시 방향을 모색할 전망이다. 트럼프 당선자가 내놓은 정책들이 실제 시행될지 여부도 살펴야 하고 대내외 펀더멘탈 요인도 점검해야 되기 때문이다. 채권시장 전문가들의 전망도 엇갈렸다.
시중 자산운용사의 채권운용본부장은 “내년 상반기엔 현 수준보다 금리가 더 떨어질 수 있다”면서 “12월 미국 금리 인상 시점까지는 조금 불안정하겠으나 그 이후에는 대외여건이나 펀더멘탈, 경기에 초점 맞추면서 국내 채권시장은 진정될 것”이라고 전했다.
박종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내년 상반기까지 금리상단은 큰 차이가 없겠으나 아랫단은 좀 더 내려갈 것으로 본다”면서 “금리가 상승 압력을 선반영한 측면이 있어 내년 상반기엔 상승분을 일부 되돌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반면 내년 상반기 채권시장 금리가 연말보다 더 오를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윤여삼 연구원은 “내년 초에 트럼프 집권으로 정책이 집중되는 시기에 다시 한번 금리가 오를 수 있다”면서 “그 충격은 2% 중반까지로 본다”고 말했다.
윤 연구원은 “다만 내년 2분기에 물가가 고점을 확인하고 나서 금리 역시 고점을 확인하면 그 이후부턴 내림세로 전환할 것”이라며 “내년 2분기를 저가매수 기회로 삼는 것을 권한다”고 덧붙였다.
[뉴스핌 Newspim] 허정인 기자 (jeongi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