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이성웅 기자] 서울시는 일본의 동공관리등급에 의존했던 것에서 벗어나 서울의 도로사정에 맞는 ‘서울형 동공관리등급’을 국내 최초로 개발하고 즉시 적용에 들어간다고 23일 밝혔다.
이전까지 서울시는 마땅한 국내기준이 없어 지난 2014년부터 일본 간선도로의 동공관리등급을 도입해 적용해왔다. 일본의 동공관리등급은 동공의 폭과 토피에 따라 ▲A급(우선 복구) ▲B급(우기철 이전 복구) ▲C급(일정기간 관찰 후 복구)으로 구분된다.
이에 서울시는 실제 도로함몰 지역에 대한 과적차량 운행을 통한 파괴실험 등 다양한 연구를 거쳐 자체적으로 동공관리등급을 마련했다. 등급은 ▲긴급복구 ▲우선복구 ▲일반복구 ▲관찰대상 4개 단계로 구성된다.
서울시가 일명 ‘싱크홀’로 불리는 도로함몰에 대한 대응책으로 지난 2014년 8월 '도로함몰 특별대책'을 발표하고 동공탐사를 시작한 이래 현재까지 주요간선도로 986㎞(1차로 기준/주요 간선도로 총 6606㎞의 14.9%에 해당)에 대한 탐사를 마쳤다. 이번 조사로 총 421개(1㎞당 0.4개)의 동공을 발견하고 상태에 따라 조치 중이다.
탐사기간 동안 즉시 보수 및 관리를 실시한 결과, 이 구간에서 발생한 도로함몰은 2건으로, 비탐사구간 간선도로 5620㎞(1차로 기준)에서 발생한 78건에 비해 6.8배 정도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시는 동공탐사 및 관리의 효과가 즉각적으로 나타난 것으로 분석했다.
‘서울형 동공관리등급’은 일본의 등급이 동공 토피(동공 상부 지반 두께)와 폭을 기준 삼은 것과 달리 도로 아스팔트 상태까지 고려해 도로상황에 적합하게 현장 실무자들의 체계적 관리가 가능해질 것으로 기대된다.
서울시는 이와 더불어 도로함몰 신고 접수 즉시 보수업체가 긴급 출동할 수 있도록 ‘포트홀 실시간 신고시스템’과 연동되는 ‘긴급보수앱’도 새롭게 개발해 내년부터 가동할 계획이다. 카카오와 업무협약을 맺고 '카카오 내비'를 통해 도로함몰 발생정보를 실시간으로 안내하는 서비스도 개시했다.
지난 9월 구축을 완료해 운영 중인 빅데이터 기반의 ‘도로함몰 관리 시스템’도 지속 활용해 도로함몰 발생 가능성을 정기적으로 예측분석하고 사전 차단한다는 방침이다. 시는 도로함몰 개연성을 사전에 분석하고 개연성이 높은 순으로 관리등급(▲탐사등급 ▲관찰등급 ▲안전등급)을 매겨 예방활동에 나서고 있다.
한편, 서울시는 지난 2년간 실시한 동공탐사(총 986㎞) 및 도로함몰 발생에 대한 분석결과도 내놨다.
우선 동공탐사로 발견된 421개의 동공을 분석한 결과, 동공은 주로 지하철 노선과 매설물이 복잡하고 굴착복구가 잦았던 도로에서 많이 발견됐다. 또 동공의 98%가 하수관‧전선 매설관 등 지하매설물 평균심도(지하 1.5m) 위쪽에 분포한 것으로 조사됐다.
또, 최근 2년간 발생한 도로함몰 특징을 분석해보면 주로 우기철에 집중 발생했고, 물에 취약한 하수관 손상부와 굴착복구 반복 구간에서 전체 도로함몰의 78%가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도로함몰의 주요발생 원인은 ▲매설관의 결함에 따른 함몰(67%) ▲굴착복구 미흡에 따른 장기간 침하에 의한 함몰(25%) ▲공사중 관리미흡으로 주변 지반 함몰(8%) 등 3종류로 분석됐다.
김준기 서울시 안전총괄본부장은 “도시 노후화에 따른 도로함몰 발생 위험이 증가되고 있는 가운데 서울시는 기존의 대책을 사전 예방대책, 사후 관리대책, 서울형 동공관리기준으로 더욱더 구체적이고 체계화된 '도로함몰 관리 종합대책'으로 업그레이드한 상황”이며 “특히 이번 동공관리등급 도입과 함께 2년간의 동공탐사 및 도로함몰 분석결과를 토대로 예방효과는 높이고 시민 불안은 낮춰나가겠다”고 말했다.
서울형 동공관리등급 개요도 <그래픽=서울시> |
[뉴스핌 Newspim] 이성웅 기자 (lee.seongwoong@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