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정액 61조에서 32조로 감소...인덱스펀드, 2.5배 성장
[뉴스핌=이에라 기자] 국내 주식형 액티브펀드 설정액이 7년여만에 반토막났다. 지지부진한 수익률에 지쳐 자금 이탈이 계속됐기 때문이다. 반면 인덱스펀드는 두 배로 커졌다.
29일 펀드평가사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이날 국내주식형 액티브(공모)펀드의 설정액은 32조478억원을 기록했다. 지난 2010년 1월 초(61조6744억원)에 비해 절반 가량으로 줄어든 것.
같은 기간 국내 주식 인덱스펀드 설정액은 6조5793억원에서 16조1182억원으로 2.5배로 늘었다.
올해에도 국내 주식형 액티브펀드에서 5조8700억원이 빠져나간 반면 인덱스펀드에서는 5882억원이 유출되는데 그쳤다.
액티브펀드의 자금 유출은 무엇보다도 부진한 수익률 때문이다. 연초 이후 525개의 국내주식형 액티브펀드 평균 수익률은 -7.43%이다. 이는 251개의 인덱스펀드 평균 수익률인 2.65% 보다 크게 뒤졌다.
장기수익률도 마찬가지다. 인덱스펀드의 최근 5년 누적 수익률은 11.12%인데 반해 액티브펀드는 2.33%에 그쳐있다.
문수현 NH투자증권 WM리서치부 과장은 "보수를 더 내더라도 액티브펀드가 플러스 알파 수익을 낼 것이라 기대해왔지만, 액티브펀드 수익률이 계속 부진하자 실망감이 커지면서 자금이 빠져나가고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올 들어 삼성전자 독주 체제가 이어지면서 삼성전자 비중이 적었던 액티브펀드들이 고전했다. 더욱이 지난해까지 몇년간 시장 주도주로 커왔던 화장품 바이오 등 업종과 중소형주 부진으로 인해 액티브 펀드의 수익률에 악영향을 끼쳤다.
반면 국내 증시가 몇년째 박스권에 갇혀있는 가운데 '저점 매수-고점 매도'의 학습효과가 자리잡고 있어 인덱스펀드로 자금 유입도 부추겼다.
전문가들은 주식시장이 박스권을 탈피하는 큰 변화가 일어나기 전까지는 액티브펀드가 다시 주목을 받는 것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액티브펀드 수익률이 인덱스펀드보다 좋아진다고 해도 결국은 주식시장이 문제"라며 "전체 주식시장 상황이 박스권을 벗어나거나 하는 개선이 이뤄져야만 액티브펀드로 자금이 다시 몰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문수현 과장은 "시장에 대응하기 어렵다고 느낄 때는 분산투자 효과가 더 높은 인덱스펀드가 더 적절한 전략이 될 수 있다"며 "액티브펀드 시장보다 절대수익이나 안정적 수익을 낼 수 있는 상장지수펀드(ETF) 등 인덱스펀드 시장이 커져나갈 것"이라고 예상했다.
[뉴스핌 Newspim] 이에라 기자 (ERA@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