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전장부품 등 미래 먹거리 강한 드라이브…소통의 리더십도 갖춰
[뉴스핌=황세준 기자] LG그룹에서 역할이 확대된 구본준 부회장을 대표하는 키워드는 '독한 경영'이다. 그는 그룹 주요 계열사에서 수십년간 쌓은 경험을 바탕으로 미래 먹거리 확장에 박차를 가할 전망이다.
그는 2011년 LG전자 대표이사 부회장으로 복귀했을 당시 ‘독한 조직문화'를 강조한 바 있다. 그해 1월 9일 미국 CES 현장에서 구 부회장은 "독한 조직문화를 LG전자의 기업 DNA로 삼겠다. LG전자는 과거 사업을 강하고 독하게 추진했는데 그런 부분이 많이 무너진 것 같아 안타깝다"고 언급한 바 있다.
구본준 부회장 <사진=LG> |
당시 LG전자는 전임 경영진의 잘못된 판단으로 휴대폰 시장에서 주도권을 놓친 상황이었다. 구 부회장 취임 이후 LG전자는 출퇴근 시간을 1시간씩 앞당기는 ’8.5제‘를 실시하고 성과주의를 도입하는 등 체질개선에 나선 바 있다.
2012년에는 ‘스마트워크’ 문화도 추진했다. 불필요한 보고서 작성문화를 없애기 위해 모든 보고서 분량을 5장 이하로 제한하기도 했다.
독하기만 한 것은 아니다. 그는 2011년 4월부터 임직원 소통강화와 사기진작을 위해 전세계 직원들에게 격려 메시지와 함께 ‘피자’를 선물했다. 2014년까지 LG전자 직원 5만여명이 피자를 받았다.
LG는 최근 삼성이 하만 인수를 결정하면서 자동차 전장부품 사업을 위협하고 있는만큼 신성장사업추진단장인 구 부회장의 독한 경영이 그룹 전반에 필요하다.
현재 LG는 자동차 전장부품을 만드는 LG전자·LG이노텍·LG디스플레이 전기차 배터리를 만드는 LG화학, 자동차 원단과 경량화 부품 등을 만드는 LG하우시스 등의 계열사를 갖고 있다. 여기에 LG CNS는 전기차 충전 솔루션을 보유 중이다.
그는 최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자동차 관련 M&A와 관련해서도 "좋은게 있으면 (검토하겠다)"고 말한 바 있다.
구 부회장은 LG그룹 창업주인 구인회 회장의 손자다. 1951년 12 월24일 구자경 LG그룹 명예회장의 3남으로 태어났다.
1970년 경복고등학교, 1978년 서울대학교 계산통계학과를 졸업한 뒤 1982년 시카고대학교 대학원에서 경영학 석사학위를 받았다.
첫 직장은 1982년 입사한 미국 AT&T다. 1987년 3월 금성사(LG전자 전신)의 PC 및 모니터 기획담당 부장으로 LG그룹에 입성했다. 이후 1989년 동사 정보기기 담당 이사, 1994년 모니터 비디오 담당 상무를 역임한 뒤 1996년 LG화학 전무로 숭진했다.
1997년에는 LG반도체 전무로 자리를 옮겼고 그 해 동사 대표이사를 맡았다. 1999년에는 LG필립스LCD 대표이사 사장으로 옮겼다. 2002년 LG필립스LCD는 TFT-LCD 시장점유율 22.2%로 삼성전자를 추월하며 세계 1위에 올랐다. 그는 2004년 동사 대표이사 부회장으로 승진했다.
2007년에는 LG상사로 자리를 옮겼고 이듬해 필리핀 라푸라푸광산에서 흑자를 내는 데 성공했다. 이곳은 호주 라파예트사가 이미 파산을 선언했는데 구 부회장은 이를 기회로 삼아 직접 운영을 맡았고 독한 DNA를 바탕으로 흑자를 냈다.
2011년 LG전자 대표이사로 옮겼고 지난해 인사에서 지주사인 (주)LG의 신성장사업추진단장을 맡았다. 자동차 부품 등 신사업 추진과 B2B(기업간 거래) 사업 강화를 위한 행보였다.
실제 구 부회장은 올해초 ‘CES 2016’에 참석해 GM, 포드 등의 경영진과 만나 자동차 전장부품 사업을 논의하는 등 B2B 신사업 추진에 직접 나섰다.
그는 올해 3월 LG전자 이사회 의장 및 LG화학 등기임원(기타비상무이사)으로 선임돼 그룹 주력 계열사 의사결정을 진두지휘하는 역할을 맡게 됐다. LG전자 대표이사 부회장 당시보다 경영 보폭을 한층 넓혔다.
한편, 재계에서는 올해 66세인 구본준 부회장이 일정 기간 향후 7~8년간 신사업 및 주력사업을 안정적으로 키우고 구광모 상무에게 경영권을 승계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구 상무는 구본무 회장의 동생인 구본능 희성그룹 회장의 친아들로, 지난 2004년 LG그룹 장자 승계 원칙에 따라 아들이 없는 구본무 회장이 양자로 입적했다.
[뉴스핌 Newspim] 황세준 기자 (hsj@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