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약개발 리스크 재부각…신약 출시시점 연기 불가피
[뉴스핌=정탁윤 기자] 한미약품의 신약 개발(R&D) 리스크가 재부각되고 있다. 지난 9월 베링거인겔하임과의 기술 수출 파기 소식에 이어 이번엔 얀센과 1조원 규모의 계약 차질 소식이 전해지고 있다. 앞서 한미약품은 늑장 공시로 투자자 신뢰를 잃은만큼 이번에 발빠른 진화에 나서고는 있지만 시장 의구심은 갈수록 증폭되는 양상이다. 주요 증권사들은 한미약품의 목표주가를 줄줄이 낮추고 있다.
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국투자증권은 이날 한미약품의 목표주가를 79만원에서 50만원으로 36.7% 크게 떨어뜨렸다. 계속되는 임상 지연으로 연구개발(R&D)에 대한 리스크가 재부각된데 따른 조치다.
정보라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 9월 베링거잉겔하임 사태 이후 제약업종 지수는 30%나 하락했다"며 "작년과 달리 현재 신약개발 파이프라인에 대한 시장 기대치가 크게 하락해 있는 상황을 감안해 주가를 하향조정했다"고 설명했다.
앞서 다른 주요 증권사들도 한미약품의 목표 주가를 잇따라 하향조정한 바 있다. 특히 동부증권은 지난 6일 목표주가를 직전 73만원에서 36만원으로 50% 넘게 하향조정했다.
구자용 동부증권 애널리스트는 "임상 지연에 따른 출시 시점 연기가 예상되고 신약 불확실성이 증가했기 때문에 밸류에이션 조정이 불가피했다"며 "임상 진행 상황에 따라 계약의 불확실성 해소, 마일스톤(단계별 기술수출료) 유입에 의한 실적 개선, 긍정적 투자 심리 전환이 주가에 영향을 미칠 것이기 때문에 진행상황을 확인하면서 투자판단을 해야한다"고 강조했다.
주요 증권사들의 경우 한미약품의 적정 목표가를 50만원에서 70만원대로 예상했다. <표 참고> 올해 초 목표가 100만원 얘기가 심심찮게 나오던 상황을 감안하면 신뢰성이 크게 훼손된 상황임은 틀림없다.
전날 한미약품은 지난 해 다국적제약사 얀센에 기술수출한 신약 ‘JNJ-64565111’ 이 임상 중단됐다는 소문은 사실이 아니며 임상 참여환자 모집이 유예된 것일 뿐이라고 해명했다.
JNJ-64565111은 한미약품이 지난해 11월 얀센에 총 9억1500만달러 규모로 기술수출한 당뇨ㆍ비만 바이오 신약 ‘HM12525A’를 말한다.
얀센은 지난 7월부터 임상 1상을 진행해오다 지난달 30일 환자 모집을 유예한다고 밝혔다.
한미약품은 "환자 모집이 보류되는 일은 임상시험 진행 과정에서 자주 발생하는 일시적 조치이며 임상이 재개될 수 있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이 같은 해명에도 전날 한미약품 주가는 10% 넘게 급락했다. 오늘은 개장과 함께 낙폭 과대에 따른 반발매수세가 유입되며 상승하는 듯 했으나 10시 30분 현재 재차 떨어지며 2%대 약세다.
한국거래소는 전날 있었던 한미약품 관련 '지라시' 유통과 관련 조사를 진행중이다. 한국거래소 시장감시위원회 관계자는 "전날 지라시가 유통된 경로와 관련 정보를 미리 입수해 손실을 피한 투자자자가 있는지 등을 살펴보고 있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정탁윤 기자 (tack@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