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김민정 특파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감당하지 못할 군비경쟁을 시작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이 핵 보유력을 늘리겠다고 발언한 것에 대해서는 "새롭지 않다"고 평가했다.
푸틴 대통령은 23일(현지시각) 모스크바에서 열린 연례 연말 기자회견에서 "누군가가 군비경쟁을 시작한다면 러시아는 아닐 것"이라며 "우리는 감당할 수 없는 군비경쟁에 자원을 쓰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전날 미국이 핵 보유력을 확대해야 한다는 트럼프 당선인의 발언에 대해서는 "그는 선거운동 기간 중에서도 그렇게 말해 왔기 때문에 새로울 것이 없다"고 말했다.
러시아의 군사력을 과시하기도 했다. 푸틴 대통령은 "미국이 더 많은 미사일과 잠수함, 항공모함을 보유하고 있지만 우리는 어떤 침략자보다도 강하다"고 말했다. 러시아는 국내총생산(GDP)의 2.7%를 국방비로 지출했으며 2016년에는 이것이 4.7%로 늘어났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사진=신화/뉴시스> |
푸틴 대통령은 미국 대선 결과에 대해 "많은 미국인이 세계에 대한 러시아의 견해와 전통에 대한 가치를 공유했다"면서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분열시킨 사회를 트럼프 당선인이 통합할 것이라고 말했다.
러시아가 해킹을 통해 미국 대선에 개입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는 "(미국) 민주당은 모든 선거에서 지고 모든 곳에서 책임을 떠넘길 대상을 찾고 있다"며 "그들은 품위 있게 지는 법을 배워야 한다"고 비난했다.
그러면서 "민주당은 대선에서만 패한 것이 아니라 상원과 의회에서도 졌다"며 "이것도 내가 한 일이냐"고 반문했다.
유럽연합(EU)과의 관계에 대해 푸틴 대통령은 "EU가 우리와 대화할 수 있는 파트너가 아니라면 개별 정부와 거래를 하겠다"고 설명했다. 영국 등 일부 국가가 러시아와 안보 서비스 협력을 축소한 데 대해서는 그 같은 결정이 테러리즘을 도왔다고 주장했다.
지난 21일 발생한 안드레이 카를로프 터키 주재 러시아 대사의 피살에 대해 푸틴 대통령은 이 일로 러시아와 터키의 관계가 틀어지지 않도록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시리아 정부군의 알레포 탈환에 대해 "터키 대통령과 이란의 지도자들은 알레포의 상황을 관리하는 데 큰 역할을 했다"며 "이것이 자만하는 것처럼 들릴지 모르겠지만, 러시아의 참여가 없었다면 그것은 불가능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뉴스핌 Newspim] 김민정 특파원 (mj72284@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