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 및 15년 모기지 고정금리 2년8개월래 최고
[뉴욕 = 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미국 모기지 금리가 대통령 선거 이후 가파르게 치솟아 시장 전문가들이 경계감을 나타내고 있다. 금리 상승으로 인해 부동산 시장이 내리막길로 접어들 수 있다는 경고다.
23일(현지시각) 미국 국책 모기지 업체인 프레디맥에 따르면 30년물 모기지 고정금리가 지난 22일 기준 한 주 동안 평균 4.30%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 2014년 4월 이후 최고치에 해당한다.
미국 켄터키주 루이빌의 주택 건설 현장<사진=블룸버그> |
15년 만기 모기지 고정금리 역시 같은 기간 평균 3.52%로 상승해 2014년 1월 이후 최고치를 나타냈다.
30년과 15년 만기 모기지 금리는 한 주 사이 각각 14bp와 15bp 치솟았다. 미국 10년물 국채 수익률이 대통령 선거 이전 1.7% 선에서 최근 2.5% 내외로 뛴 데 따른 결과다.
대선 이전 3.4% 선에서 움직였던 모기지 금리가 가파른 상승 추이를 보이자 시장 전문가들은 부동산 시장의 적신호라는 데 입을 모으고 있다.
모기지 금리가 뛴 데 따라 30만달러의 대출을 받은 주택 매입자의 월간 상환 부담이 11월 초 1354달러에서 1485달러로 상승했다.
트럼프 행정부의 재정 부양책으로 인해 인플레이션 상승 리스크가 높고, 이로 인해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인상이 가속화될 것으로 보이는 만큼 모기지 금리는 상승 추이를 지속할 것으로 전망된다.
마크 잔디 무디스 이코노미스트는 내년 30년물 모기지 고정금리가 평균 4.5%를 기록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전미건설업협회(NAHB) 역시 같은 전망을 내놓았다.
부동산 리서치 업체인 트룰리아는 내년 30년물 모기지 평균 금리가 5%까지 뛸 것이라는 의견을 제시했다.
대선 이후 7주 사이 30년물 모기지 금리가 76bp 뛰었고, 이 같은 추세가 유지될 경우 내년 주택대출 원리금 상환 부담이 시장의 예상보다 큰 폭으로 치솟을 것이라는 경고다.
부동산 투자자들이 장기간에 걸쳐 ‘울트라 저금리’에 익숙해진 상황이고, 임금이 금리만큼 오르지 않은 점을 감안할 때 최근과 같은 금리 상승은 부동산 시장에 커다란 충격을 가할 수 있다는 것이 시장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마크 잔디 무디스 이코노미스트는 마켓워치와 인터뷰에서 “30년물 모기지 고정금리가 5%를 뚫고 오를 때 주택시장에 커다란 파장이 발생할 것”이라며 “금리가 5%에 이르지 않는다 하더라도 1%포인트의 금리 상승이 평균적인 미국 가계의 상환 기간을 6개월 연장한다는 사실만으로도 최근 상황은 주택시장에 악재”라고 주장했다.
부동산 중개업체 레드핀의 크리스 프레스코트 딜러는 “대부분의 주택 매입자들이 4~5%의 모기지 금리에 대해 말이 안 된다는 반응을 보인다”고 전했다.
모기지 금리가 상승 흐름을 지속할 경우 주택 대출자들의 리파이낸싱 역시 줄어들 여지가 높다. 리파이낸싱이 올해 전체 모기지 대출 가운데 무려 47%를 차지했다는 점에서 이 또한 주택시장에 미치는 파장이 작지 않다는 지적이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뉴욕 특파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