틸러슨 “남중국해 접근 불허” 발언에 중국 '발끈'
[시드니= 뉴스핌 권지언 특파원] 군사적 패권 확장을 노린 중국이 공을 들여 온 남중국해 인공섬 건설을 둘러싸고 미국이 강경론을 밀어 붙이면서 중국과의 관계가 악화일로로 치닫는 형국이다.
12일(현지시각)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국이 중국의 남중국해 접근을 막아야 한다는 차기 국무장관 내정자 렉스 틸러슨의 발언으로 군사적 충돌까지 우려되는 긴장감이 돌고 있다고 지적했다.
렉스 틸러슨 <사진=블룸버그통신> |
전날 상원 인준청문회에 출석한 틸러슨 지명자는 청문회에서 중국의 인공섬 건설과 대공 미사일 방어체계 구축이 “지난 2014년 러시아의 크림반도 합병과 유사하다”며 미국이 강력히 대응하지 않으면 중국이 (도발) 한계를 벗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남중국해에서 미국의 강력한 대응을 지지하는지를 묻는 질문에 틸러슨 지명자는 “우선 인공섬 건설을 중단하고 두 번째는 인공섬 접근이 허용되지 않을 것이란 명확한 신호를 중국에 보내야 한다”고 덧붙였다.
◆ "미국 직접 행동 나설 경우 군사 충돌 우려"
일부 중국 및 서방 전문가들은 틸러슨의 이러한 발언이 상원 강경파를 의식한 발언일 뿐 구체적인 제안이라고 보긴 어렵다고 판단했다.
하지만 전문가들 상당수는 미국이 중국의 인공섬 접근을 막는다면 위험한 군사적 충돌이 촉발될 수 있으며 이는 장기적으로 상당한 비용을 초래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난진대학교 주펑 국제관계연구원 교수는 틸러슨의 이번 발언이 “상당히 우려스럽다”며 “최악의 시나리오를 그리려 했던 것 같은데 문제는 해당 발언이 양국을 악순환으로 끌어들일 수 있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중국 관영매체들도 틸러슨 발언을 강력 비난하며 트럼프 미국 외교팀이 중국에 강경론을 지속한다면 무력 충돌을 각오해야 할 것이라 경고했다.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는 “남중국해에서 미국이 대규모 전쟁을 일으키고 싶지 않다면 중국의 접근을 막으려는 어떠한 접근도 어리석은 시도가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자칭궈 베이징대 국제대학원장은 “틸러슨이 원활한 인준을 위해 어쩔 수 없이 강경한 입장을 보여야 했다는 점을 드러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싱가폴 난양기술대학 리처드 비칭어 연구원은 미국이 중국의 남중국섬 접근을 저지하려 무력을 사용한다면 이는 “전쟁 행위와 같다”며 “중국은 모든 수단을 동원해 맞대응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뉴스핌 Newspim] 권지언 시드니 특파원 (kwonji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