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플레 헤지+안전자산 매력 부각
[편집자] 이 기사는 1월 16일 오후 1시39분 프리미엄 뉴스서비스'ANDA'에 먼저 출고됐습니다. 몽골어로 의형제를 뜻하는 'ANDA'는 국내 기업의 글로벌 성장과 도약, 독자 여러분의 성공적인 자산관리 동반자가 되겠다는 뉴스핌의 약속입니다.
[시드니= 뉴스핌 권지언 특파원] 이번 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취임을 앞두고 전 세계 물가 상승 조짐이 나오면서 금(Gold) 투자가 재조명 받고 있다.
지난 14일 자 배런스(Barron's) 최신호에 따르면, 금 가격은 1년 중 1월에 양호한 성적을 기록하곤 했는데, 올해는 정권 교체 등 지지 요인이 더해지면서 낙관론에 더욱 힘이 실리는 모습이다.
ABN암로에 따르면 지난 2000년 이후 현재까지 1월 중 금 값이 상승했던 적은 전체의 65%를 차지한다. 올들어 2주 새 금 선물 시세는 4% 올랐다.
전문가들은 트럼프 정책 불확실성과 중국을 필두로 고개를 드는 물가 압력이 투자자 이목을 금 시장으로 집중시킨다고 분석했다.
◆ 정권 교체되는 해, 금 강세 두드러져
COMEX 금 가격 5년 추이 <출처=블룸버그> |
특히 올해의 경우 미국의 정권이 교체되는 해라는 점에서 금 시장에는 더욱 유리한 여건이라는 분석이다.
금융투자회사 머크 인베스트먼트 분석에 따르면 1971년 닉슨 대통령이 달러의 금 태환을 중지한 뒤로 7번의 정권 교체 시기를 거치면서 금 가격은 평균 14.8%가 뛰었다. 같은 기간 뉴욕증시 S&P500지수가 0.9% 떨어진 것과는 대조적인 흐름이다.
정권 교체 때 증시가 부진하고 금이 선전하는 것은 그간 신임 대통령들의 공약을 실현하는 능력이 얼마나 떨어졌는지, 또 규제와 같은 시장 분위기 변화로 안전자산 매력이 얼마나 커지는지를 보여준다고 머크의 전문가들은 강조했다.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후보 <사진=AP> |
지난주 트럼프 당선인의 첫 기자 회견은 정책에 대한 확신을 심어주기보다는 오히려 염려와 불확실성을 키웠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달러화가 발목이 잡히면서 강세가 중단되자 금 시장에는 지지 요인이 됐다.
더구나 트럼프 정부 초대 국무장관에 내정된 렉스 틸러슨이 오바마 행정부보다 더욱 강력한 공격 외교를 펼칠 것이라 강조하면서, 중국과의 대립각이 더욱 선명해질 것이란 전망이 제기되며 금 시장에 플러스 요인으로 작용했다.
◆ 인플레이션 들썩 '청신호'
트럼프 변수 외에도 세계 곳곳에서 감지되는 물가 상승 분위기도 금의 헤지 매력을 키우고 있다.
우선 ‘세계의 공장’으로 불리는 중국의 지난해 12월 생산자물가지수(PPI)가 지난해와 비교해 5.5% 오르며 2011년 9월 이후 최대 상승폭을 기록했다. 석유와 철광석, 석탄 등 주요 원자재 가격이 오르면서 앞서 전문가들이 예상했던 상승폭 4.6%을 가뿐히 웃돌았다.
야누스 캐피탈의 수석투자전략가 마이런 스콜스는 인플레이션이 상품 가격 상승으로 인한 일시적인 상승 흐름을 타는 것은 아니라며, 다수 자산 시장에서 인플레이션이 상승 추세라는 신호가 감지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미국과 유럽에서도 인플레이션이 고개를 들고 있긴 마찬가지다.
독일에서는 작년 말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1.7%로 앞선 달에 비해 두 배 넘게 치솟았고, 미국도 중국, 영국 등과 함께 제조업이 살아나면서 인플레이션 기대에 힘을 싣고 있다.
중국은 작년 말 위안화 신규대출 규모가 1조400억위안으로 전월보다 31%나 늘어나는 등 물가 상승 압력을 더 강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일각에서는 신용 거품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도이체방크의 전략가들은 PPI가 올 상반기까지 상승 흐름이 이어진 뒤 소비자물가가 하반기에 오름세가 나타날 것으로 분석했다.
게다가 최근 갑작스레 인기를 누렸던 가상 화폐 '비트코인'에 대해 중국 당국이 거래 규제에 나선 것도 투자자들의 발걸음을 다시 금으로 돌려 가격 상승 요인이 될 것으로 보인다는 관측이 제기된고 배런스는 전했다.
[뉴스핌 Newspim] 권지언 시드니 특파원 (kwonji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