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행정부 출범 후 NAFTA부터 손질
[뉴욕 = 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트럼프 행정부의 상무부 장관으로 지명된 윌버 로스 WL 앤 컴퍼니 회장이 중국을 향해 거칠게 날을 세웠다.
불공정한 무역 파트너는 엄중하게 응징해야 한다는 것. 아울러 미국에 우호적인 교역 여건을 형성해야 한다는 얘기다.
도널드 트럼프 당선인과 윌버 로스 회장 <출처=블룸버그> |
가뜩이나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보호 무역주의 정책이 월가 투자자들 사이에 올해 최대 리스크 요인으로 꼽힌 가운데 이 같은 발언이 더욱 경계감을 자극했다.
18일(현지시각) 상원 인준 청문회에 나선 로스 내정자는 트럼프 행정부의 공식 출범 뒤 가장 먼저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부터 손질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미국의 이해에 부합하지 않는 교역은 하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확인, 트럼프 당선자의 보호 무역주의 기조와 한목소리를 냈다.
로스 내정자는 “미국 노동자와 기업들에게 해를 끼치는 무역은 할 수 없다”며 “이를 바로잡으면서도 미국이 수출을 확대할 수 있는 기회는 무궁무진하고, 앞으로 정책 목표 일순위는 무역 확대와 무역수지 적자 축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특히 중국을 향해 직접적이고 노골적인 비판을 쏟아냈다. 중국이 주요국 가운데 가장 대표적인 보호주의 국가라고 지칭한 그는 “중국은 말로만 자유무역을 앞세울 뿐 이를 실행하지 않고 있으며, 앞으로 트럼프 행정부는 현실과 말의 간극을 좁힐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는 트럼프 당선자가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중국이 미국을 돼지저금통처럼 이용하고 있다”고 일갈한 것과 맥을 같이 하는 발언이다.
로스 내정자는 공정한 무역 질서를 세우기 위해 관세를 적극 활용할 뜻을 분명히 했다.
그는 “관세는 협상을 위한 수단인 동시에 원칙을 어기는 이들을 응징할 수 있는 수단”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무역 협정 관련 수천 페이지에 이르는 보고서를 검토하면서 몇 가지 부적절한 문제를 발견했다”며 “이 중 한 가지가 자동차 부품의 60%가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이외 지역에서 유입되고 있지만 여전히 협정의 혜택을 누리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보호 무역주의 정책에 대한 비판적인 시각에 대해 로스 내정자는 “나는 무역 반대주의자가 아니라 무역 지지자”라며 “다만 나는 미국 노동자와 기업에 해로운 무역이 아니라 합리적인 무역을 지향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지난 17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WEF)에 참석, 기조 연설을 통해 트럼프 당선자의 보호 무역주의 정책을 비판했다.
그는 “보호무역으로 누구도 승자가 될 수 없다”며 “중국 정부가 의도적인 위안화 평가절하를 통해 무역전쟁과 환율전쟁을 일으키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뉴욕 특파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