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집트 포함 중동 증시 외국계 펀드 매물 쏟아내
인도 역시 IT 필두로 가파른 하락
[뉴욕 = 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반이민 정책에 전세계 주식시장이 홍역을 치르고 있다.
이집트를 포함한 중동 지역 증시에서 외국인 투자자들의 ‘팔자’가 봇물을 이루고 있고, 미국 비즈니스 비중이 높은 인도 주식시장 역시 IT 섹터를 중심으로 일격을 맞았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반이민정책에 반대하는 시위대 <사진=AP/뉴시스> |
미국의 반이민 정책과 IT 기술 인력을 중심으로 한 비자 프로그램 규제 강화가 관련 국가의 무역과 투자를 중심으로 경제적인 타격을 가할 것이라는 전망이 투자 심리를 냉각시켰다.
31일(현지시각) 이집트 증시의 벤치마크 지수가 2.0% 급락했다. 외국계 펀드가 매물을 쏟아내면서 주가를 가파르게 끌어내렸다.
지난해 11월3일 이집트 파운드화의 변동환율제가 도입된 휘 외국인 투자자가 순매도를 기록한 일은 지극히 드물었다는 점에서 미국의 반이민 정책 기조의 파장을 짐작할 수 있다.
카타르 증시 역시 1.4% 떨어졌다. 이틀 사이 카타르 증시의 낙폭은 2.6%에 달했다.
이 밖에 두바이와 아부다비 증시 역시 1% 내외로 떨어졌고, 쿠웨이트와 바레인, 사우디 아라비아 등 중동 지역의 주요 증시가 일제히 하락했다.
펀드 매니저들은 최악의 시나리오가 펼쳐질 경우 중동 지역의 국제 교역과 투자 및 원조가 전반적으로 마비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EFG 헤르메스가 5% 이상 내리 꽂히는 등 외국인 투자자들의 선호도가 높은 종목이 특히 가파르게 떨어진 것도 이 때문이다.
인도 주식시장 역시 IT 섹터 주도로 가파른 주가 하락을 연출했다. 센섹스 지수가 0.7% 하락했고, 니프티 지수 역시 0.83% 내렸다.
이에 따라 인도 증시는 지난 주말 트럼프 대통령의 반이민 행정명령 서명 후 이틀 연속 하락 압박을 받았다.
특히 이날 타타 컨설턴시 서비스가 5% 이상 폭락했고, 인포시스와 위프로 역시 4% 이상 동반 급락했다.
트럼프 행정부의 H-1B 비자 프로그램 규제 강화로 인해 아웃소싱 업체들이 직접적인 타격을 입을 것이라는 우려가 주가를 강타했다.
인도 정부에 따르면 지난해 발급된 8만5000여건의 H-1B 비자 가운데 약 70%가 인도 기술 인력에게 주어진 것으로 파악됐다.
미국의 비자 프로그램 개편에 관한 정확한 밑그림이 아직 제시되지 않았지만 실리콘밸리의 IT 부문 일자리 보호를 위해 외국인에 대한 비자 발급 요건이 대폭 강화될 것이라는 데 공감대가 형성됐다.
아마존과 애플 등 미국 주요 IT 기업의 경영자들이 트럼프 대통령의 반이민 정책에 강력하게 반기를 들고 나선 것도 같은 맥락으로 풀이된다.
컨설팅 업체 가트너의 D.D. 미시라 리서이 이사는 CNN과 인터뷰에서 “미국의 비자 프로그램 개편으로 인해 인도 기업들이 미국에 직원을 파견하는 데 발생하는 비용이 크게 상승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인도 기업의 소프트웨어 인력 가운데 30% 가량이 해외에 파견됐고, 하드웨어 프로젝트의 경우 이보다 높은 것으로 추정된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뉴욕 특파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