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크롱 "르펜, 프랑스 혁명정신 배반"
[뉴스핌=김성수 기자] 프랑스 극우정당 국민전선의 마린 르펜 대표가 올해 대선 유세를 본격 개시했다.
그는 유럽연합(EU)과 국제무역협정 탈퇴, 보호무역주의 등 144개 대선공약을 발표했다. 지난해 미국 대선에서 승리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공약과 판박이다.
마린 르펜 <사진=블룸버그통신> |
4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 등 외신에 따르면 르펜은 이날 프랑스 리용에서 이틀간의 유세를 시작으로 오는 4~5월 대선을 위한 레이스에 나섰다.
르펜은 자신이 대선에서 승리하면 6개월 안에 EU를 느슨한 국가 연맹체로 전환하기 위한 협상을 벌이겠다고 했다. 역내 국경 통제를 강화하고 EU예산 및 EU법 관련 부담을 더는 내용의 합의에 실패하면 EU 탈퇴를 위한 국민투표를 실시하겠다는 것이다.
르펜의 핵심 정책인 반(反)이민 공약도 다양하다. 공공주택 분양 등 여러 정책에서 프랑스인이 외국인에 비해 더 많은 혜택을 얻게 만드는 '국적 우선제(national priority)'를 도입하기로 결정했다. 국적과 상관없이 프랑스 거주자 모두에 부여하는 교육 제도는 프랑스인에게만 허용하기로 변경할 예정이다.
시민권 취득 기준을 강화하고 연간 이민자수도 1만명으로 제한하며 외국인 범죄자와 급진 이슬람주의 연관 혐의로 수사를 받는 모든 외국인을 추방한다는 공약도 포함됐다. 안보 강화 공약에 맞게 경찰 병력 1만5000명 추가 증원, 감옥 신설, 자체적인 국경 방위 등을 내놨다.
최근 르펜은 어느 때보다 높은 지지율을 누리고 있다. 1일 발표된 여론조사에 따르면 26~27%선인 르펜과 결선 투표에서 겨룰 유력 경쟁자는 23% 지지율을 기록한 무소속 에마뉘엘 마크롱 전 경제장관이 될 것으로 추정된다.
에마뉘엘 마크롱 <사진=블룸버그통신> |
반면 리옹에서는 좌우를 넘어선 '제3지대론'을 주장하며 대선전에 뛰어든 에마뉘엘 마크롱 전 경제장관도 대규모 유세를 벌이고 있다.
프랑스에서 가장 유력했던 대선 주자 프랑수아 피용 전 총리가 아내와 자녀들을 의원 보좌관으로 허위고용했다는 스캔들이 터지면서 고전하는 가운데, 최근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마크롱이 1차 투표지지도에서 르펜에 이어 2위에 올랐다.
마크롱은 연설에서 르펜의 공약들이 프랑스의 혁명이념인 자유 평등 박애 정신에 위배되는 것들이라고 공격했다.
그는 "그들은 우리의 지평을 제약해 자유를 배반하고, 다른 사람들보다 어떤 사람들이 더 평등하다고 주장하면서 평등을 배신하고, 자신과 다른 외모를 지닌 사람들을 증오하면서 박애를 배반한다"고 주장했다.
[뉴스핌 Newspim] 김성수 기자 (sungsoo@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