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인플레 급등 포함 노무라 전망
[뉴욕 = 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지난 6월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를 결정한 영국이 내년 유럽연합과 재결합하고, 일본의 인플레이션이 폭발적으로 오르면서 달러/엔 환율에 하락 반전을 일으킨다.’
일본 증권사 노무라는 이 같은 내용으로 내년 세계 경제에 닥칠 수 있는 10가지 잠재 리스크를 제시했다.
일부 이코노미스트 사이에 회자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자의 탄핵과 유로존의 붕괴 등 다소 극단적인 내용의 ‘블랙스완’과 달리 현실로 나타날 가능성이 높은 잠재 리스크가 적지 않다는 주장이다.
워싱턴 D.C. 연준 본부의 독수리상 <사진=블룸버그> |
먼저, 노무라는 미국의 생산성이 1990년대 초반 지배적인 시장 전망과 달리 IT 붐을 타고 두 배 급증한 것과 같은 상황이 재연될 수 있다고 밝혔다.
건축과 장비 투자 규모가 경기 침체 당시 수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지만 지적자산과 연구개발(R&D) 활발하고, 이는 생산성을 대폭 끌어올릴 수 있는 변수라고 강조했다.
이 경우 연방준비제도(Fed)가 기존의 시장 예상보다 더욱 공격적인 속도로 금리를 인상할 것이라고 노무라는 전망했다.
중국이 위안화 변동환율제를 시행할 가능성도 제기됐다. 중국 정부가 온전하게 시장에 의한 환율 결정을 용인할 여지가 지극히 낮지만 예기치 않게 2%의 역내 변동폭 제한을 폐지하는 한편 외환시장 개입을 중단할 경우 위안화가 가파르게 떨어질 것이라는 경고다.
급속한 위안화 평가절하는 중국 주식시장의 투매로 이어져 글로벌 금융시장에 ‘발작’을 일으킬 수 있다고 노무라는 주장했다.
영국의 EU 재결합도 배제할 수 없는 리스크 요인이다. 영국이 브렉시트 결정을 뒤집고 ‘브리메인’을 요구하고 나설 수 있다는 얘기다.
노무라는 이 같은 상황이 영국의 자체적인 국민투표나 EU 주도의 유럽 개혁을 통해 현실화될 수 있다고 밝혔다.
<사진=블룸버그통신> |
일본의 인플레이션이 대폭 뛰면서 외환시장과 상품시장을 흔들어 놓을 가능성도 제기됐다. 일본의 물가가 걷잡을 수 없이 오를 경우 통화완화를 고집하고 있는 일본은행(BOJ)이 이른바 출구전략을 시행할 수밖에 없고, 이에 따른 파장이 달러/엔 환율부터 유가까지 번질 것이라는 얘기다.
이와 함께 노무라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자와 연준의 첨예한 대립이 벌어질 수 있다고 내다보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가 연준의 독립성을 흔드는 행위를 할 수 있다는 것. 가령 연준의 인플레이션 목표제의 폐지를 도모할 수 있고, 이 경우 금리인상이 더욱 가속화될 것이라고 노무라는 전망했다.
러시아 역시 내년 잠재 리스크 요인 가운데 하나로 지목됐다. 우크라이나와 폴란드, 발틱에 위협을 가할 수 있고, 미국의 제재 연장을 포함해 복잡한 상황이 전개될 것이라는 얘기다. 유럽 주요국의 선거 역시 러시아를 둘러싼 지정학적 리스크와 맞물린 사안이라고 노무라는 주장했다.
중앙청산결제소(CCP)의 실패가 금융시장에 구조적 위기를 일으킬 가능성도 지적됐다. 2008년 금융위기 당시 CCP는 은행간 결제보다 안전하고, 시스템 리스크를 축소할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내년 CCP가 위기를 촉발시킬 가능성이 열려 있다고 노무라는 전했다.
이 밖에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퇴진과 이머징마켓의 자본 유출 심화, 전자화폐의 실물 화폐 대체 등을 내년에 부상할 수 있는 잠재 리스크로 꼽았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뉴욕 특파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