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이영기 기자] 독일 재무장관 볼프강 쇼이블레가 독일 입장에서 유로화가 저평가된 것을 유럽중앙은행 ECB 탓으로 돌렸다. 앞서 백악관 측은 저평가된 유로화를 이용해 독일이 미국뿐 아니라 다른 유로 국가들로부터 막대한 무역흑자를 누리고 있다고 비판했다.
<출처: FT, 쇼이블레 독일 재무장관> |
4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쇼이블레 장관이 "ECB는 유로존 전체에 대한 정책수행을 해야하지만 독일입장에서 보면 너무 완화적이다"고 말했다.
쇼이블레는 타게스슈피겔(Tagesspiegel)과 인터뷰에서 "엄밀하게 말해서 독일경제의 경쟁력을 고려하면 유로화 환율은 너무 낮다"는 입장을 밝힌 것이다.
그는 "마리오 드라기 ECB총재가 확장적 통화정책을 시작했을 때 나는 독일의 무역흑자가 확대될 것이라고 우려하면서도 하지만 통화정책에 대해 공개적으로 비판하지는 않을 것을 약속했다"고 덧붙였다.
이어 그는 "하지만 당시에 나는 확장적 통화정책 결과에 대해 비판받을 것이라 생각지도 못했다"고 털어놨다.
앞서 지난주 트럼프 미 대통령이 새로 만든 국가무역위원회(NTC)의 피터 나바로(Peter Navarro)의장은 FT에 독일이 '전반적으로 저평가된' 유로화를 이용해 미국과 다른 EU국가들로 부터 막대한 무역흑자를 누리고 있다고 말했다.
이로서 독일은 트럼프 행정부가 무역경쟁력을 위해 환율을 조작했다고 비난하는 국가범주에 포함될 것으로 보인다.
독일 Ifo경제연구소 추산에 따르면, 독일 지난해 무역흑자는 약3000억달러에 달해 세계 최대 무역흑자국이 됐다. 중국보다 500억달러나 많았던 것.
그간 유럽연합(EU)과 미국은 독일이 내수촉진을 통해 수입을 늘리도록 재정정책을 재구상할 것을 요구해왔다.
반면, 드라기 총재는 자신의 입장을 지키면서 지난주에도 단일통화 유로화를 옹호하고 독일의 개혁정책도 지지하면서 유럽통합에 대한 노력을 강조했다.
그는 슬로베니아 연설에서 "단일통화 유로화를 도입하지 않고 각국가가 환율을 낮출 수 있었더라면 지금보다 나았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아직도 있다"고 한탄했다.
드라기의 결론은 뿌리깊은 구조적 문제 때문에 낮은 생산성 향상을 보이는 국가에게는 환율도 답이 될 수 없다는 것이다.
그는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 개혁을 추진한 국가는 환율에 연연하지 않는 반면 개혁하지 않는 국가에 대해서는 환율이 실제 얼마나 도움이 됐을지를 묻지 않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뉴스핌 Newspim] 이영기 기자 (007@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