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 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세금 인하 발언에 따른 주가 상승 효과가 이틀째 이어졌다. 전날에 이어 뉴욕증시의 주요 지수가 일제히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정책 불확실성이 여전하지만 일단 증시는 트럼프 트레이드를 재개했다는 것이 시장 전문가들의 판단이다.
뉴욕증권거래소 <출처=블룸버그> |
10일(현지시각) 다우존스 지수가 장중 세 자릿수의 랠리를 보인 뒤 상승폭을 96.97포인트(0.48%)로 낮추며 2만269.37에 마감했다.
S&P500 지수는 8.23포인트(0.36%) 오른 2316.10에 거래됐고, 나스닥 지수도 전날보다 18.95포인트(0.33%) 상승한 5734.13을 나타냈다.
전날 기업들 법인세 인하 방안을 수 주일 이내에 내놓을 것이라고 밝힌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이 이틀 연속 주가를 끌어올렸다.
투자자들은 이를 트럼프 행정부의 친시장 및 친기업 정책의 실행 의지로 받아들이면서 주식 매수에 무게를 실었다.
보호주의 정책에 따른 리스크가 투자 심리를 냉각시킨 가운데 세금 인하 움직임에 경기 부양 기대가 회복됐다는 분석이다.
포트 피트 캐피탈의 킴 포레스트 애널리스트는 CNBC와 인터뷰에서 “투자자들이 세금 인하 공약 이행의 지연을 우려했으나 전날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으로 이에 대한 의구심이 해소됐다”고 전했다.
이날 도이체방크는 이른바 트럼프 랠리가 이제 시작이라고 판단하고, 올해 말까지 S&P500 지수가 2600을 돌파할 것으로 예상했다. 지수가 지난 9일 기록한 사상 최고치에서 13% 추가로 오를 것이라는 얘기다.
경계의 목소리도 나왔다. 지수가 사상 최고치를 연일 갈아치웠지만 거래량이 크게 위축됐다는 것.
퀸시 크로스비 푸르덴셜 파이낸셜 전략가는 마켓워치와 인터뷰에서 “전날 트럼프 대통령의 대규모 세제 개혁 발언이 전해지자 즉각적으로 컴퓨터 트레이딩 알고리즘을 통한 매매가 쏟아지며 은행주를 중심으로 주가를 끌어올렸다”며 “전반적인 거래량이 위축된 상황에 시스템 트레이딩으로 인해 지수가 최고치를 찍은 것은 흥미로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날 신용평가사 피치는 트럼프 대통령의 예측 불가능한 성향이 전세계에 커다란 리스크 요인이라는 의견을 내놓았다.
한편 이날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이틀간의 회동을 위해 백악관을 방문, 양국 정상이 무역과 환율 등 주요 쟁점에 대해 어떤 의견을 교환할 것인지 관심이 집중된 상태다.
경제 지표는 엇갈렸다. 1월 수입물가가 전월 대비 0.4% 상승해 시장 전망치인 0.2%를 웃돌았다.
반면 2월 소비자신뢰지수 예비치는 95.7을 기록해 1월 최종치인 98.5를 밑돌았다. 이는 시장 예상치인 97.9에 비해서도 낮은 수치다.
종목별로는 보잉이 1% 이상 오르며 다우존스 지수 상승에 힘을 실었고, 시어스가 4분기 실적 호조 및 보다 구체적인 구조조정 계획에 힘입어 25% 폭등했다.
CBOE 변동성 지수(VIX)는 10.88까지 떨어지며 투자 심리의 안정을 반영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뉴욕 특파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