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율경영 표방하나 '콘트롤타워' 기능 없애기는 난망
[뉴스핌=이지현 기자] 삼성그룹이 그룹 콘트롤타워인 미래전략실(미전실)을 해체하고, 소속 임원들을 삼성전자·물산·생명으로 보냈다. 각 계열사들은 이사회를 중심으로 자율 경영을 하게 된다.
하지만 삼성 안팎에서는 미전실이 해체되더라도 콘트롤타워 기능을 할 조직은 필요하다고 보고있다. 특히 생명보험, 손해보험, 증권, 신용카드, 선물 등 금융계열사들은 사업 범위가 일부 중첩되고, 협업인 필요한 만큼 삼성생명이 허브 역할을 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삼성그룹 강남사옥 전경 <사진=삼성생명> |
28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삼성그룹 미래전략실 소속 금융일류화추진팀 임원들과 금융계열사 출신 일부 임원이 삼성생명으로 이동한다.
다만 아직까지는 이동만 결정됐을 뿐 이들이 삼성생명 내에서 별도의 팀으로 남게 될지, 각 실무부서에 흩어질지는 결정되지 않았다. 임원급 인사 이동인 탓에, 우선 미전실 해체 이후 영향력을 고려해 이들의 거취를 결정한다는 입장이다.
미전실 소속 금융일류화 추진팀은 그동안 삼성 금융계열사의 콘트롤타워 역할을 수행해왔다. 지난 2004년 태스크포스(TF)로 출범해 지난 2015년 정식 팀으로 개편됐다.
최근에는 삼성 금융계열사 간 지배구조 개편, 삼성생명 본관 빌딩 매각 등에도 관여한 바 있다. 또 오는 2021년 보험 회계제도 변경에 따른 자본 확충 계획을 마련한 것도 금융일류화추진팀으로 알려졌다. 그만큼 삼성그룹 금융계열사들의 굵직한 이슈들을 총괄해온 조직이다.
이에 미전실이 해체되고 관련 팀이 삼성생명으로 이동한다고 하더라도 기존의 콘트롤타워 기능을 지속적으로 수행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많다.
이미 삼성생명은 삼성금융서비스와 자산운용, 카드 등 7개 자회사를 보유하고 있어 중간지주사 역할을 하고 있다. 또 삼성화재 지분도 15% 보유하고 있다.
한 삼성 관계자는 "미전실이라는 콘트롤타워 조직이 없어진다고 하더라도, 경영과 재무 전반을 총괄하던 그 기능까지 없애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며 "기존의 기능을 유지할 가능성이 커 보인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우선 미전실 금융팀과 일부 임원들이 삼성생명으로 이동한 후 정확한 거취가 결정되는 데까지 한 달 정도의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뉴스핌 Newspim] 이지현 기자 (jhle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