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새 10%p 줄었어도 여전히...사고 시 서비스 등 기대
[뉴스핌=김승동 기자] 가격이냐 인간 관계냐. 자동차보험을 갱신할 때 한 번쯤 하는 고민이다. 보험료만 따지면 온라인으로 가입하는 게 20~30% 싸지만 아는 사람을 모른 체 할 수 없어 곤혹스럽다. 정을 중요시하는 우리나라에선 여전히 설계사를 통해 가입하는 사람이 10명 6명으로 많았다.
23일 손해보험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대면채널(전속설계사와 보험전문대리점(GA))을 통해 자동차보험에 가입한 비중이 60.5%였다. 설계사를 통한 가입 비중은 2011년 70.0%에서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다.
반대로 비대면채널(전화 또는 온라인)을 통한 가입 비중은 2011년 30.0%에서 지난해 39.5%로 늘고 있다.
비대면채널의 경쟁력은 무엇보다도 저렴한 가격이다. 통상 설계사를 통해 가입하는 보험료가 100만원이라면, 전화로 가입하면 80만~90만원, 온라인으로 가입하면 70만~80만원 수준이다.
특히 지난해 대형 손해보험사들은 경쟁적으로 온라인 자동차보험을 출시했다. 박보영(삼성화재), 손예진(현대해상), 설현(동부화재), 손연재(KB손보) 등 인기스타를 앞세워 마케팅도 강화했다. 20~40대 젊은 남성 고객층을 공략하기 위해서다.
그럼에도 설계사를 통해 가입하는 비중은 크게 떨어지지 않았다. 전년대비 하락률은 1.4%포인트로 최근 6년 평소 감소폭 1.9%포인트 보다 낮았다.
이에 대해 보험업계에선 설계사가 자동차보험은 물론 다른 계약까지 관리해주고, 지속적으로 유대관계를 쌓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한다.
차동심 (사)교통사고조사학회 이사는 “과거 자동차보험 대비 특약이 다양해지고 상품 자체도 복잡해지고 있어 보험전문가가 아닌 일반 소비자는 자신에게 적합한 상품을 직접 구성해 가입하기가 쉽지 않다”며 “낮은 가격만 보고 다이렉트 채널로 옮겨갔던 고객들 일부는 사고 등 문제가 발생한 후 다시 설계사에게 가입하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차 이사는 이어 “다만 과거와 달리 전문성 있는 설계사에게 가입자가 집중되고 있다”며 “자동차보험을 판매하는 설계사도 전문성에 따라 빈익빈부익부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대형 보험사 한 관계자는 “자동차보험은 채널별로 가격만 다를 뿐 상품이 사실상 동일하다”며 “가격민감도가 높은 고객들은 전화나 온라인으로 이동했지만 서비스를 중시하는 고객들은 여전히 설계사를 통해 가입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뉴스핌 Newspim] 김승동 기자 (k87094891@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