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 9일 우 전 수석 직권남용 등 구속영장 청구
지난해 7월18일 '부동산 의혹' 불거진 직후부터
17년 4월 9일 '영장 재청구'까지, 10개월 스토리
[뉴스핌=김범준 기자] 검찰 특별수사본부(본부장 이영렬 서울중앙지검장)는 9일 우병우(50) 전 청와대 민정수석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적용된 주요 혐의는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등이다.
앞서 박영수 특별검사팀은 지난 2월 19일 우 전 수석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한 바 있다. 직권남용, 직무유기, 특별감찰관법 위반, 국회 증언 감정 법률 위반 4가지 혐의였다. 개인비리 관련 혐의는 당시 포함되지 않았다.
이날 우 전 수석에 대한 검찰의 영장 청구 사유에는 가족 회사 '정강'의 자금 횡령·배임 등 개인비리 의혹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우 전 수석이 주목받기 시작한 때는 우 전 수석의 처가와 넥슨 간의 부동산 거래 의혹이 지난해 7월 18일 한 일간지에 보도되면서부터다.
복잡한 소유관계 등 등기상 문제가 있던 강남역 일대 부동산을 넥슨이 우 전 수석과 김정주(49) NXC 대표와 친분으로 1326억원에 특혜 매입해줬다는 의혹이었다.
그러자 7월 26일, 이석수 전 특별감찰관은 우 전 수석에 대한 내사(內査)에 본격 착수했다. 하지만 8월 16일, 이 전 감찰관이 특정언론에 감찰 기밀을 유출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같은 달 29일 검찰이 특별감찰관실을 압수수색하자 이튿날 이 전 감찰관은 사표를 제출했다.
우병우(왼쪽) 전 민정수석과 이석수 전 특별감찰관. 뉴스핌DB |
이를 두고 우 전 수석이 직권을 남용해 이 전 감찰관의 감찰 행동을 방해하고 결국 밀어낸 것 아니냐는 의혹이 일었다. 우 전 수석은 지난해 10월 민정수석에서 물러났다.
검찰은 8월 말 특별수사팀(팀장 윤갑근 대구고검장)을 꾸려 의혹 규명에 나선 이후 지난해 11월 6일, 우 전 수석을 가족 회사 '정강'의 자금 횡령·배임 등의 혐의로 소환했다. 우 전 수석의 1차 소환이었다.
'비선실세' 최순실씨의 국정농단 의혹이 갈수록 증폭되자 우 전 수석은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현상금'까지 걸리고 제보가 쏟아지자 12월 22일 국회 5차 청문회 증인으로 출석했다.
올해 2월 18일. 우 전 수석은 특검에 피의자 신분으로 두번째 소환됐다. 다음날 직권남용 등의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됐고, 21일 법원에서 첫 영장실질심사(구속 전 피의자 심문)를 받았다.
심사 후 서울구치소에서 수의(囚衣)를 입고 대기하던 우 전 수석은 22일 새벽 영장이 기각되자 구치소를 나왔다. 28일로 종료된 특검은 "수사 기한이 연장돼서 영장을 재청구하면 100% 구속"이라며 아쉬움과 자신감을 보이기도 했다.
이후 수사는 검찰 특수본으로 넘어갔다. 지난달 10일 박근혜 전 대통령이 파면되고 31일 구속되자, 우 전 수석에 대한 수사 역시 급물살을 탔다.
검찰은 지난 6일 우 전 수석을 또 한차례 불러 약 17시간의 조사를 벌였다. 세번째 소환이었다.
그리고 9일 검찰은 우 전 수석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우 전 수석은 오는 11일, 지난 2월 첫 심사에 이어 두 번째 영장실질심사를 받게 됐다. 구속 여부는 12일 새벽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뉴스핌 Newspim] 김범준 기자 (nunc@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