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200명 직원 중 10%..10년차 이상 차·부장 몰려
장기불황 및 소비트렌드 변화..미래 불확실성 영향인듯
[편집자] 이 기사는 4월 11일 오전 11시19분 프리미엄 뉴스서비스'ANDA'에 먼저 출고됐습니다. 몽골어로 의형제를 뜻하는 'ANDA'는 국내 기업의 글로벌 성장과 도약, 독자 여러분의 성공적인 자산관리 동반자가 되겠다는 뉴스핌의 약속입니다.
[뉴스핌=전지현 기자] 국내 최대 주류업체인 하이트진로가 5년 만에 실시한 희망퇴직에 예상보다 3배 가량 많은 신청자가 몰린 것으로 확인됐다.
<사진=하이트진로> |
11일 주류업계에 따르면 하이트진로의 지난달 희망퇴직 접수결과, 전체 직원의 10% 가량이 신청서를 접수했다.
신입사원을 포함한 전직원 숫자가 3200여명인 점을 감안하면, 300명 이상이 퇴직 의사를 밝힌 것으로 추산된다. 특히, 10년차 이상 차·부장급 직원들의 관심이 높았던 것으로 전해진다.
하이트진로 관계자는 "나이가 드신 분들을 중심으로 적지 않은 인원이 신청을 했다"며 "회사내에서 고참급에 해당되는 차·부장급들이 마지막 이직 기회로 여겨 결단을 내린 것 같다"고 말했다.
주류업계는 한번 입사하면 장기간 근무하는 직원들이 많아 타 업계에 비해 근속연수가 길다. IT와 같이 첨단기술이 요구되는 직종이 아닌 전통산업이라는 특수성으로 이직이 자유롭지 않아서다.
또 산업 전망이 좋지 않아 향후 1~2년 내 퇴직을 고려했던 사람들이라면, 퇴직 조건이 좋은 이번 기회를 활용했을 수 있다는 것이 업계 평가다.
20년 이상 근무한 직원이 희망퇴직 할 경우 퇴직금과 함께 위로금(최대 2.6년치 연봉), 1년 치 학자금, 창업지원대출 등의 지원을 받을 수 있다.
하이트진로는 신청 받은 인원 중에서 심사를 거쳐 희망퇴직자를 최종 확정할 계획이다. 지난 2012년에도 100여명 규모의 희망퇴직을 시행했다는 점에서 이번에도 비슷한 수준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하이트진로 노조 관계자는 "구체적인 퇴직자 인원은 회사가 결정하는데, 사측으로부터 아직 통보를 받지는 못했다"고 말했다.
하이트진로가 5년만에 희망퇴직을 실시한 것은 장기불황과 음주 트렌드 변화 등으로 실적이 나빠졌기 때문이다.
하이트진로 맥주사업 부문 매출은 지난 2012년 9223억원에서 2013년 9162억원, 2014년 8273억원, 2015년 8391억원, 지난해 8027억원까지 떨어졌다. 2012년 1조1299억원을 기록했던 소주사업 부문 매출 역시 지난해 1조278억원까지 감소했다.
앞서 보해양조는 지난 3월 매출 부진에 따른 경영난 극복을 위해 노사가 임금 10∼30% 반납에 합의했고, 오비맥주도 지난해 4월과 11월 두차례에 걸쳐 138명의 희망퇴직을 받았다.
외국계 주류 업체들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세계 3위 주류 업체인 바카디코리아도 지난달 한국법인을 청산했고, 페르노리카 코리아도 지난해 6월 직원 40명의 희망퇴직을 받은 바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혼술, 혼밥 문화에 따른 주류시장 침체에 김영란 법 여파가 겹쳤고 메르스, 세월호, 최순실 국정 농단 등 사회 부정이슈까지 더해지며 술소비가 줄면서 주류기업들이 위기에 직면했다"며 "현재로선 당장 수익을 낼 수 없으니 불황 타개 일환으로 고육책을 쓰는 것"이라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전지현 기자 (cjh71@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