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장주연 기자] 그가 달라졌다. 무심한 척 챙겨주던 ‘츤데레’ 매력은 그대론데 어깨에는 용포를 걸치고 있다. 알콩달콩 사랑을 나누던 여주인공 자리에는 맑아도 너무 맑은(?) 파트너가 버티고 섰다.
배우 이선균(42)이 신작 ‘임금님의 사건수첩’을 선보였다. 오는 26일 개봉하는 이 영화는 예리한 추리력의 막무가내 임금 예종(이선균)과 천재적 기억력의 어리바리 신입사관 이서(안재홍)이 괴소문의 실체를 파헤치기 위해 과학수사를 벌이는 이야기를 담았다.
“언론 시사회 때 처음 봤는데 너무 긴장됐죠. 눈치도 보게 되고(웃음). 그러고 두 번째로 본 게 패밀리 시사회 때였어요. 아무래도 가족들과 보니까 조금 더 편하게 봤죠. 물론 아이들(6년의 열애 끝에 지난 2009년 배우 전혜진과 결혼한 그는 슬하에 9살, 7살의 두 아들을 두고 있다)은 아빠의 연기에 관심이 없었지만요(웃음). 첫째는 아빠 칼이 진짜일까, 아빠가 진짜 싸움을 잘할까가 관심사고 둘째는 (안)재홍이 팬이 돼서 계속 흉내만 냈죠.”
극중 이선균이 열연한 예종은 사실 그간 사극에서는 쉽게 보지 못한 캐릭터다. 논어 대신 해부학, 궁궐보다는 사건 현장을 사랑하는 왕. 숱하게 접한 근엄하고 묵직한 왕과의 거리가 멀다.
“그래서 감독님과 톤 조절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나눴어요. 그 결과, 대신들을 대할 때는 정통 사극으로, 이서(안재홍)에게는 편하게 접근하자는 전략을 세웠죠. 그렇게 극명한 차이를 둬야 코미디도 살고요. 특히 예종과 이서는 동네 형 동생, 친구처럼 관계를 형성하고자 했죠. 덤 앤 더머처럼 보일지라도 더 허술해 보이도록, 돈키호테와 산초처럼 보이고자 했어요.”
이처럼 신선한 왕 캐릭터는 이선균을 사극 장르로 이끄는 데 큰 공(?)을 세우기도 했다. 이미 많은 이가 알겠지만, ‘임금님의 사건수첩’은 그의 첫 사극 도전작이다.
“사극에 대한 두려움이 있었죠. 호흡도 너무 길고 좋은 겨울에도 춥고(웃음). 그러면서도 한편으로는 이때쯤이면 사극을 해야 한다는 막연한 계획이 있었어요. 대신 처음이니까 이왕이면 정통사극보다 소프트한 퓨전사극을, 그리고 호흡이 짧은 영화로 하고 싶었어요. 그리고 바로 이 작품이 그랬죠. 게다가 캐릭터도 너무 멋있어서 ‘정말 나한테 주는 거야?’라며 덥석 물었죠. 하하.”
그의 대답을 들으며 사극을 해야 할 ‘때’라는 말이 귀에 꽂혔다. 그래서 반문했다. 그 ‘때’라는 것이 구체적으로 무엇을 의미하는지.
“저도 이제 40대잖아요. 아무래도 나이가 들면 로맨틱 장르는 전보다 안 들어올 거예요. 그게 현실이죠. 그러니 전 고민을 더 해야 할 거예요. 그리고 동시에 장르를 확장해야죠. 사극은 그중 하나에요. 제가 지금까지 해보지 않았던 장르죠. 물론 익숙하지 않은 것, 안 해본 걸 두드리는 건 불편하고 힘들어요.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적어도 연기자라면, 또 내가 필요하다고 느껴지면 그렇게 해야죠.”
그렇게 차근차근 자신의 연기 영역을 확장하고 싶다는 이선균은 지금도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임금님의 사건수첩’과 홍보와 차기작 ‘악질경찰’(감독 이정범) 촬영을 병행 중인 것. 황금 휴가라 불리는 5월 초도 예외는 없다.
“아마 그때도 무대 인사 다니고 없는 날에는 촬영할 듯해요. 5월 중순까지 단 하루도 쉬는 날이 없어요. 5월 5일조차도 무대인사와 촬영이 있죠. 안 그래도 아들들이 아빠가 안 놀아 준다고 해서 죽겠어요(웃음). 애들하고 뭐 하고 노냐고요? 그냥 키즈클럽 가고 축구도 하고 괴물놀이도 해요. 근데 너무 힘들어. 아들 하나랑 둘은 정말 다른 듯해요. 딸이요? 낳았는데 셋째도 아들이면 어떡하려고요(웃음).”
[뉴스핌 Newspim] 장주연 기자 (jjy333jjy@newspim.com) <사진=CJ엔터테인먼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