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오찬미 기자] 문재인 대통령 당선으로 한국철도공사와 한국철도시설공단의 통합 추진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이와 함께 제2고속철도인 ㈜SR도 이르면 내년 1월 말 철도운송 공기업으로 지정돼 철도기관의 통폐합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렇게 되면 과거 2004년 이전 철도청 시대가 다시 올 것이란 분석이 높다.
10일 철도업계에 따르면 문재인 대통령의 당선으로 국토부 산하기관인 한국철도공사는 한국철도시설공단과 상하통합을, 주식회사 SR과는 수평적 통합을 순차적으로 추진하게 된다.
우리나라 철도는 지난 2004년 건설교통부(현 국토교통부) 산하기관인 철도청이 분리돼 철도시설공단과 철도공사가 각각 설립됐다. 이후 13년 동안 코레일이 운영을 맡고 철도시설공단이 시설을 관리하는 상하분리 형태로 유지됐다. 효율성을 위해 분리 운영됐지만 초기 의도와는 달리 비효율적인 이중비용 지출이나 안전 문제가 부각되면서 여러 부작용이 제기됐다.
특히 철도공사가 맡고 있는 철도 운영에 대해서는 민영화 논란도 계속 불거지고 있어 정치적으로 진보 성향으로 가진 민주당이나 시민단체가 반발하고 있다.
이런 이유로 문재인 대통령은 취임 전 철도 공공성과 국제 경쟁력 강화를 위해 코레일과 철도시설공단 통합에 찬성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코레일 노동조합이 공개한 경제정의실천연합 자료에 따르면 문재인 대통령은 “철도의 상하 분리운영으로 기관 간 갈등만 양산하고 시설관리와 유지보수 및 운영분리에 따른 사고 증가로 철도 안전이 위협받고 있다”며 “국가경쟁력 차원에서 통합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을 전했다.
민간 영역에 따로 떼어놨던 SR 역시 공적자금이 100% 투입된 만큼 공공기관 지정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SR이 공기업으로 지정되면 코레일과 통합되는 게 다음 수순으로 예측되고 있다. 지금까지 한 영역에서 2개의 공공기관이 경쟁하는 사례는 없기 때문이다.
기획재정부는 SR이 내년에 공공기관 신청을 받아들일 수 밖에 없을거라 내다보고 있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올 1월에는 SR의 결산서가 없어 수익구조를 분석하기 어려웠고 SR이 출범한지 한 달도 안 된 만큼 주무부처인 국토부가 공공기관 지정 보류를 요청해 유보된 것"이라며 "올해 연말이면 SR은 창립 3년, 운영 1년이 되는 만큼 공공기관이 될 모든 조건을 갖추게 된다"고 말했다.
주무부처인 국토교통부도 '2017년도 공공기관 지정관련 의견제출' 자료에서 이미 SR이 요건상 '위탁집행형 준정부기관'으로 지정된다고 언급해 내년 1월 공공기관 지정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공공기관으로 지정되면 SR은 국회 국정감사 및 감사원 감사 대상이 된다. 기관장 임명도 공운위 심의·의결을 거쳐야 가능해진다.
국토부 철도국장은 "차기 정부에서 경쟁체제 도입보다 공공성 강화에 방점을 두고 정책을 추진한다면 국토부의 입장도 정부정책에 맞춰 따라갈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철도 상하통합이 국민보다는 노조와 기관의 이익만 고려한 조치라는 주장도 있어 논란이 예상된다. 업계 관계자는 "상하통합을 주장하는 주체가 민영화와 이해관계가 물린 코레일 산하 철도노조라는 점을 볼 때 상하통합의 최대 수혜자는 코레일 임직원이란 지적이 있다"며 "지금도 철도기관의 부채와 방만경영에 대해 책임을 지지 않으려는 풍조가 강한데 상하통합이 돼 과거 철도청이 되면 거기서 발생하는 부작용도 민영화에 따른 부작용에 못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10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중앙홀(로텐더홀)에서 대통령 취임 선서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
[뉴스핌 Newspim] 오찬미 기자 (ohnews@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