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측 "정호성 증언으로 입증된 것 없어"
[뉴스핌=최유리 기자] 정호성 전 청와대 제1부속비서관이 박근혜 전 대통령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독대 당시 어떤 대화를 나눴는지 모른다고 증언했다.
정 전 비서관은 17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김진동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이 부회장 등 5인에 대한 14차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이 같이 말했다.
정호성 전 청와대 부속비서관이 19일 오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대심판정에서 열린 박근혜 대통령 탄핵심판 7차 변론기일에 증인으로 출석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
정 전 비서관은 박 전 대통령의 연설문 등 청와대 문건을 최순실씨에게 전달했던 인물이다.
이날 특검은 정 전 비서관을 통해 박 전 대통령과 이 부회장의 연결고리를 찾는 데 주력했다. 최씨 딸인 정유라씨에 대한 삼성의 승마 지원에 청와대가 개입했는지 여부를 증명하기 위해서다.
정 전 비서관은 "대통령과 이 부회장의 독대 일정은 알고 있었지만 (본인은) 그 자리에 없었다"면서 "어떤 내용이 오고 갔는지는 알 수 없다"고 진술했다.
박 전 대통령과 이 부회장은 2015년 7월과 2016년 2월 두차례 독대를 한 바 있다. 이 자리에서 승마 지원과 삼성 지배구조에 대한 얘기가 오갔다는 게 검찰의 주장이다.
검찰은 또 김종 전 문화체육관광부 2차관의 증언을 들어 "장충기 전 삼성그룹 미래전략실 사장의 연락처를 정 전 비서관이 전달했다"며 이를 통해 삼성의 승마 지원이 시작됐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정 전 비서관은 "장충기 전 사장의 연락처를 전달한 기억이 없다"면서 "'김종 전 차관이 그렇게 진술했다고 하니 그런가보다'라고 생각한 것"이라고 말했다.
2차 독대 때 '삼성합병 관련 말씀 자료'에 대한 대화가 오갔는지를 묻는 질문에는 "경제수석으로부터 받아 수정없이 박 전 대통령에게 보고한 자료"라며 "독대에서 참고 자료를 언급했는지 여부는 알 수 없다"고 답했다.
삼성합병 관련 말씀 자료에는 '엘리엇 사태에서 드러났듯이 삼성그룹 지배구조가 외국계 헤지펀드 등에 위협에 취약하다. 삼성그룹의 위기는 대한민국의 위기이므로 지배구조가 안정돼 기업활동에 매진하기를 바란다. 기업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정부의 임기 내에 승계 문제가 해결되기를 희망한다'는 내용이 들어있다.
이에 대해 이 부회장 변호인은 "말씀자료 내용과 상관없이 정 전 비서관이 배석하지 않았기 때문에 독대 당시 이를 언급했는지는 알 수 없다"면서 "정 전 비서관의 증언으로는 특검이 기소한 내용 중 어떤 것도 입증된 게 없다"고 강조했다.
[뉴스핌 Newspim] 최유리 기자 (yrchoi@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