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투리 펀드 청산에 상당 시간 소요...자펀드 형태 차선책 모색"
[뉴스핌=조한송 기자] 소규모 펀드 청산 작업이 계속되면서 일부 운용사들이 공모펀드 출시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에 기존 모펀드를 활용해 자펀드 형태로 펀드 출시를 검토하는 차선책을 모색 중인 곳도 있다.
23일 자산운용업계에에 따르면 한국투자신탁운용과 하나UBS운용은 지난 2월 이후 신규 설정한 공모펀드가 전무하다. 금융당국의 소규모펀드(설정 원본 50억원 미만) 정리 정책에 따라 의무감축비율(5%)을 충족하지 못해 신규로 공모펀드를 설정할 수 없기 때문이다.
하나UBS자산운용 관계자는 "당국의 가이드라인을 맞추려 노력중이나 소규모 펀드를 정리하는 데 시간이 상당히 걸리고 있다"며 "당장 새 공모상품을 출시할 수 없어 기존 펀드를 활용해 자펀드를 내는 방안을 찾고 있다"고 답했다.
금융당국은 2015년 7월부터 '펀드시장 질서 확립을 위한 개선 대책'의 일환으로 소규모펀드를 정리해 운용 효율성을 높이는 방안을 추진해 왔다. 이행시간을 두고 순차적으로 제도를 진행했지만 아직까지도 일부 운용사들은 소규모펀드를 당국의 가이드라인에 따라 정리하지 못하고 있다.
<자료=금융감독원> |
금융당국은 지난 1월 자료를 통해 지난해 12월 말 기준 전체 53개 자산운용사의 감축 목표비율을 이행 현황을 공개하고 불충족한 18개 회사의 신규 공모펀드 설정이 제한된다고 밝힌 바 있다.
이후 소규모펀드 정리정책이 1년 연장되는 과정에서 중소형사간 형평성을 맞추기 위한 개선이 진행됐다. 공모추가형 펀드 수와 무관하게 소규모펀드가 2개 이하인 경우 목표비율을 미충족하더라도 신규펀드 설정을 허용하는 식이다. 이에 따라 유리자산, 슈로더자산운용 등 일부 회사들은 신규 공모펀드 설정이 허용되기도 했다.
하지만 불만의 목소리는 여전하다. A운용사 측은 "신생운용사 대비 옛날에 설정된 펀드가 많은데 해당 펀드들은 현재 자본시장통합법 적용을 받지 않아 투자자의 환매 없이는 펀드 통폐합이 어렵다"고 어려움을 호소했다. B운용사 측은 "작은운용사가 4~5개 줄이는 것과 대형사가 100개 이상 줄이는 데는 차이가 있다. 청산하는데 동일한 기간을 적용하니 아쉬움이 있다"고 털어놨다.
실제 금융당국에 따르면 2015년 6월 말 대비 2016년 12월 말 감축한 소규모 펀드수가 많은 운용사는 하나UBS(83개), 미래에셋(62개), 삼성(57개), 키움(53개), 한국투자신탁(46개) 순이다. 하나UBS와 한국투자신탁의 경우 가장 많이 펀드를 줄였음에도 공모펀드 시장 진입에서 규제를 받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대해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일부 운용사의 경우 이미 많은 소규모펀드를 정리했음에도 제약을 받아 억울한 부분이 있을 수 있다"면서도 "다만 이는 과거 신규펀드 설정시 충분히 고민하지 않고 만들고 관리에 소홀했다는 점에서 업계내 자성이 필요한 측면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자펀드를 활용해 신규펀드를 설정하는 것은 가능하기 때문에 큰 제약은 없을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뉴스핌 Newspim] 조한송 기자 (1flower@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