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원 국내정보수집 업무 그대로 수행하겠다" 입장 강조
"고액자문료 의혹, 나름 충분한 자문 받은 기업에서 책정"
[뉴스핌=김신정 기자] 서훈 국가정보원장 후보자는 29일 자신의 재산증식 과정과 관련해 "(위법요인은) 없다. 다만 정도의 문제는 있다고 본다"고 밝혔다.
서 후보자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여러 흠결도 있고, 그 시대를 살았던 사람으로서 (현재) 떳떳하다고 이야기하기 어렵다"며 이같이 말했다.
서 후보자는 청문회 내내 논란이 됐던 재산 증식 과정에서 위법이나 편법은 없었다고 거듭 강조했다.
서 후보자는 "아내가 그냥 가정주부는 아니고 20여 년 계속 약국을 경영했고, 저도 30년 이상 직장생활을 했다"며 "저희 재산이 여기까지 이른 데에는 무엇보다 저희가 맞벌이를 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제 아이가 한 명인데, 결혼 18년이 지나 낳은 아이다"며 "다행스럽다고 말할 순 없지만, 그래서 자녀 양육비나 교육비가 들지 않았다. 열심히 살다 보니 여기까지 왔다"라고 설명했다.
'2007년 과도한 재산증식' 논란과 관련해선 "3/4 정도는 펀드 형태로 갖고 있는 예금이 증식한 것이고, 나머지는 부동산 공시지가가 오른 것"이라고 해명했다.
민간기업으로부터 월 1000만원 상당의 고액 자문료를 받았다는 의혹에 대해선 "북한에 셋톱박스만 갖다놓으면 남쪽 전세계 방송과 통신을 개방할 수 있는 수단이므로 굉장히 검토가 필요한 사안이었다"며 "KT와 스카이라이프가 오랫동안 준비하고 있었는데, 그것은 나름대로 충분한 자문을 했다"고 언급했다.
서훈 국가정보원장 후보자가 2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이형석 기자 leehs@newspim |
이어 "금액 문제를 떳떳하게 말씀 못 드리겠습니다만 제가 금액을 요구한 게 없고 회사에서 책정다"고 덧붙였다.
향후 국정원 개혁 방안으로는 "만약 취임하게 되면 실질적인 개혁위원회나 자문위원회를 구성하지 않을 수 없다"며 "원내 뿐 아니라 원외에서 고언을 줄 수 있는 분들을 모시겠다"고 밝혔다.
국정원의 선거개입 댓글 사건, 박원순 서울시장 제압 문건 사건 등 국내정치 개입 의혹들에 대해선 "여러 가지 국가 차원의 물의가 있던 일에 대해서는 살펴봐야 한다"며 "사실관계는 한 번 살펴봐야 한다"고 답했다.
서 후보자는 앞으로 국정원은 국내 정치와 완전히 단절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국정원은 정권을 비호하는 조직이 아니다"며 "그동안 국내 정치 개입 논란으로 인해 국민적 신뢰와 지지에 위협을 받고 있는데, 그 기능과 존재에 대해 의심받는 상황은 대단히 부끄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고 말했다.
또 해외정보와 국내정부를 물리적으로 구분짓기 어렵다는 점을 지적하고, 사실상 국정원의 국내 정보수집 업무를 그대로 수행하겠다는 입장도 밝혔다.
서 후보자는 "문 대통령과 정부가 반드시 없애겠다고 하는 것은 국내에서 벌어지는 정치와 관련된 정보수집 행위, 선거개입, 민간인 사찰 등 이런 행위에 대해서 얘기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뉴스핌 Newspim] 김신정 기자 (aza@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