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이영기 기자] 최근 몇년 간 외환시장에서 미국 달러가 거의 유일한 먹잇감이었다면, 이제는 신흥국 통화를 주목할 시기로 관측돼 주목된다. 신흥국 통화펀드는 올해들어 수익률 6%대를 기록하고 있기 때문이다.
주간지 배런스 최신호(26일자)에 따르면, 이머징 통화펀드인 이튼반스(Eaton Vance) 다중통화 펀드(EAIIX), 핌코 신흥국 통화펀드(PLMAX), 로드애벗(Lord Abbet)신흥국 통화펀드(LDMAX) 등이 올해 6.5% 이상의 수익률 성과를 보이고 있다. 위즈덤트리(WisdomTree)신흥국 통화펀드(CEW)도 수익률이 6.3%다.
멕시코 페소화 <사진=블룸버그> |
지난 1월 26개 주요통화 바스켓을 대상으로 하는 미 연준거래 가중 달러 인덱스(Fed Reserve's Trade Weighted US Dollar Index)는 2002년 4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사실 미 달러는 지난 수년간 통화시장에서 유일한 먹잇감이었다.
러시아 루블화와 남아프리카공화국의 란드화는 원자재 가격 하락으로 약세르 면치 못했고 멕시코 페소도 지난 1월 달러대비 최저치를 기록했다.
하지만 그 이후 사정이 변했다. 이제 달러 이외의 통화펀드가 저점을 딛고 올라설 시기가 온 것이다. 매일 매일 보는 모닝스타의 다중통화펀드 수익률로는 눈치챌 수 없을 수도 있다. 올해들어 3%대 수익률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펀드들이 선호하는 이머징 통화가 다양하기 때문에 자세히 들어다 볼 필요가 있다.
올해 7.2% 수익률을 보이고 있는 40억달러 규모의 핌코통화펀드를 운영하는 마이클 고메즈는 "미국 대선 이후 멕시코 페소는 트럼프 행정부의 불확실성이라는 예봉을 맞았다"며 "페소 가치가 1월 최악으로 내려갔다가 지금 18% 반등했다"고 말했다. 그의 펀드에는 멕시코 페소화가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배런스는 이머징국가 통화펀드의 이런 성과 배경으로 3가지 요인을 꼽았다. 첫째, 경제가 호전되고 있다는 점이다. 고메즈는 "러시아와 브라질 같은 핵심 국가의 경제가 되살아나고 있다"고 말했다.
둘째, 이자율이 높다는 것이다. 미국이 금리를 인상하고는 있지만 시장에서는 그 속도가 늦춰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따라서 지금은 미 달러를 매도하고 금리가 높은 신흥국 통화를 매입할 때라는 것.
세째, 트럼프 행정부의 보호 무역주의 입장이 누그러지고 있는 점이다. 국경세 도입 등 반무역 정책이 시행되면 무역이 위축돼 미국 수입이 줄어들고 그럴 경우 외국통화의 수요가 줄어들텐데, 지금을 상황이 그렇지가 않다. 특히 누구나 주목하는 국가보다는 스리랑카나 아이슬란드, 콜롬비아 통화가 적절한 것으로 꼽힌다.
배런스는 "요즘 콜롬비아 이자율은 6.5% 수준인 반면 미국의 예금 이자율과 단기국채 수익률은 1%에 못미친다"고 환기했다.
[뉴스핌 Newspim] 이영기 기자 (007@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