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들 "주택시장 경착륙 우려'
[뉴스핌=김지유 기자] 정부가 최근 주택시장 규제를 위한 대책을 검토하며 시장 위축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특히 완화됐던 주택담보인정비율(LTV)과 총부채상환비율(DTI) 규제가 오는 7월 다시 강화될 것으로 예상돼 과열된 시장도 주춤하는 모양새다. 문재인 대통령 공약인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이 적용되는 것도 시장에 변수로 작용한다.
9일 주택·건설업계에 따르면 정부의 주택시장 규제대책 발표가 임박했다.
업계에서는 이르면 7월, 늦어도 8월에는 정부 규제가 발표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한 건설업계 관계자는 "통상 7월과 8월은 여름 휴가철 비수기와 맞물려 있어 규제대책을 발표하기 좋은 시기"라며 "문재인 정부가 조각을 마치는대로 정부 규제대책 마련에 착수할 것"이라고 말했다.
취임을 앞두고 있는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는 지난 5일 열린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인사청문회에서 "서울을 중심으로 부동산 시장이 이상 과열 현상을 보이고 있는 걸 면밀히 주시하고 있다"며 "부동산 투기는 용납할 수 없다는 정부 의지가 확고하다"고 말했다.
정부의 규제는 우선 주택 자금줄을 끊어놓는데 우선할 것으로 보인다. 금융감독원은 오는 7월 말 LTV와 DTI 완화조치가 종료되는 것에 대비해 규제 완화과정을 점검하는 작업에 착수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
특히 주택시장 주무부처인 국토부 장관 후보자인 김현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LTV와 DTI 완화조치를 가계부채 원인으로 꼽으며 금융규제 필요성을 제기했다. 금감원 소관인 LTV와 DTI 규제에 대해 통상 국토부 장관이 언급을 하지 않는 것을 감안할 때 김 장관후보자의 발언은 정권 핵심층의 의견으로 볼 수 있다.
LTV와 DTI 완화조치를 유지하자는 입장을 고수해온 금융위원회는 그 대신 DSR 도입을 강조하고 있어 어떤 식으로든 금융규제로 인한 주택시장 영향은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월세상한제와 계약갱신청구권도 시장에 영향을 줄 정책들이다. 더불어민주당은 야당 시절부터 이 제도들을 도입할 것을 주장해 왔다. 문재인 대통령 공약으로도 제시됐다. 특히 최근 박원순 서울 시장이 "임대료 상한선 설정 권한을 서울시장에게 달라"고 정부에 주문했다. 이에 따라 전월세 상한제도입은 공식화 단계에 오른 상태다.
분양권 전매를 막기 위한 투기과열지역 지정도 도입될 가능성이 크다. 이는 가장 거래가 활발한 서울 재건축시장에 직격탄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종합부동산세 강화는 대통령 공약에서 빠져 있어 도입되지 않을 예정이다.
전문가들은 투기과열지구 지정과 같은 분양권 전매 규제보다 LTV와 DTI, DSR을 비롯한 주택구입자금 규제 대책이 주택시장에 악영향을 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특히 최근 주택시장 과열현상이 서울과 수도권을 비롯한 일부 지역을 중심으로 일어났기 때문에 섣부른 규제가 전체 가계부채에 악영향을 줄 것이라는 지적이다.
허윤경 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과거 LTV와 DTI 규제를 강화 조정했을 때 주택시장 거래가 위축됐던 것을 보면 이번에도 주택시장 위축이 불가피할 것"이라며 "(오는 2019년 도입이 예고된)DSR 보다 당장 눈 앞에 놓인 LTV와 DTI 완화조치 종료가 시장에 더 영향을 주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심교언 건국대 교수는 "미국 기준금리 인상에 따라 국내도 기준금리 인상이 예고된 만큼 기준금리 인상 문제와 주택물량 공급 추이를 우선 지켜봐야 한다"며 "지금도 일부지역을 중심으로 주택시장 거래가 활발할 뿐이라 규제를 섣부르게 했다가는 주택시장이 경착륙돼 서민들만 더 큰 타격을 보게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뉴스핌 Newspim] 김지유 기자 (kimjiyu@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