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오찬미 기자] 최근 나타나고 있는 집값 급등은 여러가지 복합적인 원인에 따른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또 지난해 연말 이후 조금씩 개선되고 있는 경기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9일 부동산 전문가들의 의견을 종합해 보면 최근 보이는 집값 상승은 수요적 측면과 주택시장 내부 요소 그리고 정치적 요소와 경기요소가 모두 결합돼 나타난 것으로 해석된다.
우선 수요적 측면은 지난해 11.3 주택시장 안정화대책 이후 눌려왔던 주택수요가 일시에 풀린 것으로 볼 수 있다. 11.3대책 후 봄 성수기를 맞았지만 오르지 않았던 집값이 4월 들어 큰 폭으로 올랐다는 것이다.
새 정부 출범 이후 신규 대출 규제안이 아직 등장하지 않은 상황에 집값이 그 틈을 타고 솟아 올랐다는 '착시효과설'이 가장 유력한 과열 요인으로 지목됐다.
정부가 오는 2018년부터 다소 강도높은 대출 규제인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을 적용할 걸로 전망되면서 '빚내서 집을 살 수 있을 때 사자'는 움직임이 집값을 끌어올린 것이다.
오는 7월 말로 LTV(주택담보인정비율)·DTI(총부채상환비율) 유예기간이 끝나면 대출 규제 완화는 연장되지 않을 거란 관측이 나오지만 막상 규제가 강화될 흐름은 없는 만큼 당분간 매매가 활발히 이어질 모양새다.
더군다나 새 정권 탄생으로 정치적인 불확실성도 해소돼 미뤄졌던 분양이 일시에 이뤄지면서 집값이 들썩이는 것으로 보인다.
6월 전국에서는 7만3262가구에 달하는 아파트 분양이 이뤄지고 5월과 6월 분양 물량을 합치면 10만 가구를 넘는 수준이다. 서울에서만 1만7941가구 분양이 예정돼 있다.
심교언 건국대 교수는 "경제가 좋아지고 정치 불안이 해소돼 서울, 부산 일부지역에서 집값이 오른 것"이라며 "새 정부가 들어서자마자 규제를 때릴 줄 알았는데 잠잠하니 그동안 저금리 기조에서 쌓였던 부동자금이 집값 상승을 이끌었다"고 해석했다.
분양권 웃돈이나 재건축 집값 상승세를 타고 다시 등장한 '단타매매'도 이상 과열에 '한 몫' 하는 요인이다. 새정부 출범 이후 집값이 곤두박질 치기 전 단타매매를 노리는 투기수요들의 '치킨게임'이란 이야기다.
지난해 발표된 '11·3 부동산 대책'으로 분양권 전매 규제가 강화됐지만 규제 시행 전 분양한 단지나 규제 대상에서 제외된 부동산은 분양권 거래에서 자유로워 투기 수요가 많이 몰리는 것으로 조사됐다.
재건축 집값의 상승에는 내년부터 실시될 초과이익환수제도 한 원인으로 지목된다. 올해 안에 재건축이 추진되는 아파트 단지에서는 '초과이익환수제'를 피해갈 수 있기 때문에 각 단지는 사업 속도를 높이고 있는 실정. 이에 기대감이 얹어져 재건축 가격이 오르고 있다는 것이다.
5월말까지 서울지역 강북권 14개구의 매맷값은 0.97% 올랐는데 재건축 열기가 뜨거운 강남에서는 1.82%, 서초 1.65%, 송파 1.79%, 강동 2.21% 등 '강남 4구' 집값이 큰폭으로 상승했다.
함영진 부동산114 센터장은 "최근 재건축단지를 중심으로 서울에서 부동산 가격 상승이 본격화되고 있다"며 "아직 서울 입주물량이 공급과잉 단계는 아니기에 속도전을 내 초과이익환수제 적용을 피한 곳에서는 상승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오찬미 기자 (ohnews@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