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김범준 기자] 검찰은 18일 오후 '비선실세' 최순실(61·구속기소)씨의 딸 정유라(21)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재청구했다.
1차 구속에 실패한 검찰이 이번엔 범죄수익은닉 혐의를 추가했다. 보름만의 재청구다. 그러나 법원은 두번째 구속영장도 기각했다.
정유라씨. [엑스트라 블라데 홈페이지 캡처] |
정씨가 세상에 드러나기 시작한 것은 3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2014년 4월, 안민석 당시 새정치민주연합(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정씨의 승마 국가대표 선발전 당시 특혜가 있었다는 의혹을 최초 제기했다.
이후 묻히나 싶던 정씨의 존재. 하지만 2016년 9월26일, 이화여자대학교가 승마특기생으로 입학한 정씨에게 각종 특혜를 제공했다는 의혹을 한겨레 신문이 처음 보도하면서 세간에 알려지게 됐다.
그러자 이틀 뒤인 28일, 정씨는 독일로 출국했다. 정씨는 올해 1월2일(현지시각 1월1일) 덴마크 올보로그에서 현지 경찰에 의해 체포됐다.
이후 5월31일 귀국했고, 서울중앙지검으로 압송돼 9시간 가량 조사를 받았다. 2일 0시25분, 검찰은 정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이화여대 입시·학사비리와 청담고 관련 학사비리에 해당하는 업무방해 및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 혐의다.
그러나 강부영 영장전담판사는 "범죄사실에 따른 피의자의 가담 경위와 정도, 기본적 증거자료들이 수집된 점 등에 비춰 현 시점에서 구속의 사유와 필요성, 상당성을 인정하기 어렵다"라며 구속영장 청구를 기각했다.
검찰은 추가 조사에 돌입했다. 정씨는 삼성의 승마 특혜 지원을 상세히 알고 있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두번째 영장 청구서엔 범죄수익은닉의 규제 및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를 추가했다.
이날 영장실질심사 후 정씨 변호인 이경재 변호사는 "정씨는 이 사건 전체로 보면 저 끝에 있는 한 부분이다. 그렇게 보는 게 맞지 않겠느냐. 대어를 낚으면 잔챙이는 풀어주는 법"이라며 국정농단 사태 중 정씨의 혐의는 비중이 작다는 점을 강조했다.
윤석열 신임 서울중앙지검장. |
잔챙이 구속에 실패하면서, 특검의 칼잡이로 부활한 뒤 서울중앙지검장에 오른 윤석열號의 행보에 빨간 불이 켜졌다.
검찰과 정씨 측의 치열한 공방은 삼성그룹이 정씨에게 지원한 각종 혜택을 뇌물 혐의로 적용할 수 있는지와 맞닿아 있다.
검찰 안팎에서는 정씨가 삼성그룹의 각종 지원에 따른 최종 수혜자인 만큼 부적절한 지원을 통한 '검은돈'이라는 사실을 알았다면 뇌물죄 적용이 가능하다는 관측이 제기돼 왔다.
검찰은 신병을 확보한 정씨를 상대로 박 전 대통령과 이재용(49) 삼성전자 부회장, 어머니 최씨 사이의 뇌물 공범 관계를 다지고 증거를 보강하려는 계획도 세웠다.
하지만 범죄수익은닉 혐의를 적용해 청구한 구속영장마저도 기각되면서 범죄수익은닉이나 외국환거래법 위반 혐의에 대한 수사도 난항을 겪을 가능성이 커졌다.
[뉴스핌 Newspim] 김범준 기자 (nunc@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