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라씨로
KYD 디데이
사회

속보

더보기

[국정과제] 국민연금에 '절대권력'... 재벌 '길들이기' 악용 우려

기사입력 : 2017년07월19일 14:05

최종수정 : 2017년07월19일 14:39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 공식화, 국민연금도 로드맵 마련키로
한국은 기업오너십 견제...관치금융이 연기금·보험사 통해 기업 지배

[ 뉴스핌=한기진 기자 ] “반정부 성향의 000이사 연임 반대한다. A기금이 추천한 이사와 감사를 올려라. B보험사도 임원 후보 낸다. 그러면 C 투자자문사도 별도 후보 내겠다. 회사 장기 비전보다 당장 주가에 악영향 주는 신 사업하지 말라. 회사는 경쟁사에 노출되면 안 되는 미공개 정보도 공개하라.”

2019년 모 상장 기업의 정기주주총회에서 벌어질 수 있는 장면이다. 문재인 정부가 새로운 주주 권리장전 ‘스튜어드십 코드(stewardship code)’를 국정과제로 택하면서 가능해졌다. 기관투자자가 기업 경영에 적극적인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게 그 범위를 확대하고 권한도 주어진다. 기업들은 “한국판 스튜어드십 코드(stewardship code)가 당초 취지인 '주주행동주의'가 아닌 ‘연금사회주의’로 변질될까 두렵다”는 반응이다.

<자료=한국기업지배구조원>

이 기준의 세부내용은 금융위원회가 의결권 자문서비스업체인 한국기업지배구조연구원(CGS), 학계, 주요 자산운용사 등으로 구성된 제정위원회를 통해 작년에 내놨다. 매우 포괄적이면서 구체적으로 ▲ 정책수립 ▲ 공시 주주와 이해상출 해결 정책 ▲ 모니터링 경영관여 ▲ 의결권 행사 정책 ▲ 리더십 점검 및 감시 ▲ 역량 및 전문성 확보 등이 내용이다. 주로 자산운용사, 사모펀드 등 기관투자자 40여곳이 참여했다.

한국형 스튜어드십 코드는 “일본, 영국의 제도를 뒤섞은 데다가 선례가 없는 내용까지 포함해 전혀 한국적이지 않다”라는 비판을 받는다.

핵심적인 부분에서 주주가 관여할 수 있는 기준이 일본과 영국은 ‘주주평등대우원칙’ 등 추상적이다. 기업과 공감대를 형성하는 데 서로 노력해 건설적인 대화를 해야지, 미공개정보를 받는데 악용되어서는 안 된다는 이유다.

반면 한국형 코드는 세부적으로 경영에 간섭하도록 돼 있어 미공개정보까지 유출되도록 했다. 투자회사는 경영전략, 재무구조와 성과, 지배구조, 환경·사회 측면에서 추가 정보와 자료 요구, 이사 감사후보 추천, 이사 연임 반대, 주주소송 등이 자세하게 열거돼 있다.

황인학 한국경제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한국형 코드는 강한 오너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주인없는 회사 문제를 해결하는 영국식의 코드를 적용한 것으로, 지배구조를 손대려 하는 것”이라며 “경영자에 대한 비판적 관점에서 모니터링과 경영관여의 범위도 한국이 (일본, 영국 보다) 가장 넓고 세밀하다”고 지적했다.

국민연금공단은 최근 스튜어드십 코드를 만들기 위한 중장기 로드맵 구축에 들어갔다. <사진=국민연금공단>

기업들이 가장 크게 우려하는 점은 정부의 영향을 받는 연기금이 기업의 오너십에 손대는 이른바 ‘연금 사회주의’다. 국민연금은 10대 그룹 상장사 10곳중 7곳의 지분 5%를 넘게 갖고 있는 주요주주로, 기업 경영에 깊숙이 관여할 수 있다. 특히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SK그룹은 10% 가량 보유한 1, 2대 주주다.

이런 우려로 국민연금은 한국형 스튜어드십 코드 제정위원회에 불참했다. 그러나 지난 5일 ‘책임투자와 스튜어드십 코드에 관한 연구’ 용역을 발주하고 국민연금판 코드 마련에 착수했다. ▲ 투자회사(지분투자 기업)의 중장기 가치제고를 위해 한국형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의 방향성을 정리하고 ▲ 책임투자 활성화를 위한 중장기 로드맵을 구축하겠다는 계획이다.

국민연금 관계자는 “의견수렴 과정을 거친 후 국민연금 책임투자 활성화 방안이 나오면 기금운용위원회 보고해 심의 예정”이라고 말했다. 국민연금의 스튜어드십 코드는 우정사업본부, 군인공제회 등 연기금과 보험사들의 기준이 된다.

지인엽 동국대학교 경제학부 교수는 “국가가 시장에 개입할 여지로 정치적 견해가 강제될 수 있다”면서 “관치금융이 오랫동안 논란이 되어 오고 있는 것을 감안하면 금융당국이 점검주체가 될 수 있어 우려된다”고 했다.

[뉴스핌 Newspim] 한기진 기자 (hkj77@hanmail.net)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트럼프, 中 특별교역국 박탈 가능성" [서울=뉴스핌] 박공식 기자 = 미국과 중국 사이에 자존심을 건 관세전쟁이 계속 고조될 경우 트럼프 행정부가 중국에 부여한 특별교역국(PNTR:Permanent Normal Trade Relations, 영구정상교역관계) 지위까지 박탈해 중국에 대한 관세를 평균 61%까지 올릴 가능성이 있다고 로이터통신이 무역전문가들을 인용해 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통신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 첫날(1월20일)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 지명자와 제이미슨 그리어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 지명자에게 중국의 특별교역국 지위와 관련한 입법적 조치를 검토하라고 지시했다고 전했다. PNTR은 이전 '최혜국대우(most-favored-nation treatment)'로 불려진 것으로, 관세와 항해 등 양국간 관계에서 제3국에 부여한 조건보다 절대 불리하지 않은 대우를 하는 것이다. 세계무역기구(WTO)가 교역의 일반원칙으로 지지하고 있다. 미국은 2000년 중국의 WTO 가입 전 중국에 PNTR 지위를 부여했다. 이후 중국의 대미수출은 급격하게 증가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중국에 대한 PNTR 지위 재검토 지시 이후 존 물레나 공화당 의원과 톰 스워지 민주당 의원은 지난 1월 23일 하원에 공정무역복원법안(Restoring Trade Fairness Act)을 공동발의했다. 물레나 의원은 하원 중국관련특별위원회의 공화당 의장을 맡고 있다. 상원에도 동시 발의된 법안은 중국과 정상교역 관계를 중단하고 관세를 5년간 35~100% 수준으로 인상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비슷한 법안은 과거에도 여러 차례 의회에서 발의됐지만 충분한 지지를 얻지 못해 폐기됐다. 그러나 이번에는 사정이 다르다. 무역 전문가들은 민주 공화 양당 지지가 점점 확산돼 통과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짐 루이스 부소장은 중국이 글로벌 무역규칙을 따르지 않아 PNTR 지위가 박탈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고 진단하고 "트럼프는 중국과 어떤 거래를 할수 있을지 지켜보며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고 말했다. 또다른 기업 컨설턴트와 법률가는 거래 기업들이 중국의 PNTR 지위 상실 가능성에 대비하고 있다고 전했다. 공급망을 중국 바깥(제3국)으로 이전하거나 외국인 직원을 귀국시키고 중국내 신규 투자를 중단하고 있다고 했다. 추가 관세 부담을 전가하기 위해 납품 계약 조건을 재협상하는 기업도 있다고 덧붙였다. 영국의 경제연구소인 옥스퍼드 이코노믹스는 무역단체인 미중무역위원회(USCBC:U.S.-China Business Council)에 제출한 보고서에서 중국이 PNTR 지위를 상실하면 연료를 제외한 모든 중국산 제품은 미국 기업이 중국에서 생산했더라도 관세가 현재 19%에서 평균 61%까지 오를 수 있다고 예상했다. USCBC는 "중국에 대한 PNTR 지위 박탈은 중국의 무역 관행을 바꾸는 수단으로 적절하지 않으며 미국이 가진 다른 수단을 사용해야 한다"고 반대 입장을 표명했다. 현지시간 2월4일 0시1분을 기해 트럼프 행정부의 대중국 관세 10%가 발효되자 중국도 즉각 보복 관세 조치로 맞섰다. 지난해 대선 과정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에 최대 60%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고 공언한 바 있다. 한편 싱크탱크 미국기업연구소(AEI:American Enterprise Institute) 선임연구원 데렉 시저스는 "공화당 의원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승인없이는 PNTR 취소 법안을 통과시키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현재 미국과 정상적 교역국 지위를 가지지 못한 나라는 쿠바와 북한, 벨라루스, 러시아 등 4개국 뿐이다. 3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오클랜드 항구에 접근하는 콘테이너 화물선 [사진=로이터] kongsikpark@newspim.com 2025-02-06 13:54
사진
차세대 반도체 패키징 기술 '유리기판' [서울=뉴스핌] 이나영 기자= 차세대 인공지능(AI) 반도체 기판 기술로 '유리기판'이 주목받고 있다. 기존 FC-BGA(Flip-Chip Ball Grid Array) 기판은 플라스틱 재질로 제작돼 대면적 적용 시 휨 발생과 평탄성 저하 등의 문제가 있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PLP(패널 레벨 패키징) 및 유리기판이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6일 반도체 업계에서는 유리기판이 반도체 패키징의 한계를 넘어설 차세대 기술로 평가받고 있다. 유기 소재 대신 유리를 사용함으로써 수율 문제와 패턴 왜곡 현상을 해결하고, 이론적으로는 칩의 패키징 두께를 최대 4분의 1 수준으로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시장조사업체 마켓앤마켓에 따르면, 유리 기판 시장 규모는 지난 2023년 71억달러(약 10조 3063억원)에서 오는 2028년 84억 달러(12조 1934억원)로 18%가량 고속 성장이 전망된다. AI 등 차세대 기술 활용을 위해 고성능 메모리와 그래픽처리장치(GPU), 중앙처리장치(CPU) 등 반도체 패키징 기술의 중요도가 올라가고 있기 때문에 관련 시장은 더욱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챗GPT가 그린 유리기판의 모습. [사진=챗GPT] 국내 기업들도 유리 기판 경쟁에 뛰어들고 있다. SKC는 CES 2025에서 유리 기판을 선보였으며, 자회사 앱솔릭스(Absolics)는 연간 7만2000㎡ 규모의 제2공장 건설을 추진하고 있다. 삼성전기와 LG이노텍 또한 유리 기판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코스닥 상장사 나인테크도 FO-PLP 및 유리기판 관련 장비 개발을 완료했다. 나인테크는 열팽창 계수의 변화에 따른 기판의 휨 현상을 핸들링하고, 기판 두께가 얇아지는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장비 개발에 성공했다. 장비 개발 및 테스트를 완료했으며, 향후 수요에 대비해 생산 시설 확충을 계획하고 있다.  나인테크는 지난 3년간 FO-PLP에 적용되는 모든 WET STATION 장비를 해외 반도체 회사와 글라스 코어기판 회사에 납품해왔다. 과거 레퍼런스와 성공 사례를 바탕으로 생산 시설까지 증설된다면 유리 기판 관련 매출 역시 확대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나인테크 관계자는 "급변하는 환경에서 PLP 장비 납품 경험을 통해 시장을 선점하여 반도체 패키징 공정을 선도하고자 한다"며 "앞으로도 아낌없는 R&D 투자를 통해 PLP 및 유리기판이 상용화되는 시점에 나인테크가 우뚝 설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nylee54@newspim.com 2025-02-06 08:00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