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뱅크 비해 7배 많아...정상화 시점 몰라
[뉴스핌=강필성 기자] 국내 인터넷전문은행 2호 한국카카오은행(이하 카카오뱅크)가 오픈 첫날부터 서비스 차질로 체면을 구겼다. 가입자와 대출자가 폭발적으로 늘어나면서 트래픽이 폭증, 원활한 서비스를 제공하지 못한 것.
이 과정에서 신용평가(CB)사인 나이스평가정보가 카카오뱅크에서 발생한 트래픽으로 마비돼 은행 및 카드, 캐피탈사의 여신(대출)이 중단되는 해프닝까지 벌어졌다. 현재 CB사의 서비스는 정상화 됐지만 카카오뱅크의 대출 서비스는 여전히 마비된 상태다.
윤호영 한국카카오뱅크 공동대표가 27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세빛섬에서 열린 카카오뱅크 출범식에서 카카오뱅크 사용법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김학선 기자 yooksa@ |
27일 카카오뱅크에 따르면 이날 오전 7시 카카오뱅크 서비스 오픈과 함께 폭발적인 가입자 증가가 이어졌다. 오전 10시 기준 앱 다운로드는 7만건을 돌파했고 입출금계좌는 3만5000좌를 기록했다. 이어 오후 5시에는 앱 다운로드 28만 건에 입출금계좌 14만4000좌를 넘어섰다. 수신은 360억원, 여신은 141억원을 넘어섰다.
인터넷전문은행 1호 케이뱅크가 지난 4월 오픈 당일 입출금계좌 2만좌를 기록했던 것과 비교하면 7배 이상이다.
폭발적인 가입 속도가 카카오뱅크에게 호재만은 아니었다. 과도하게 트래픽이 몰리면서 정상적 서비스가 이뤄지지 않았다. 이날 오전부터 8시께부터 정오까지 카카오뱅크에서는 계좌 개설이 이뤄지지 않는 오류가 발생했다.
카카오뱅크의 대출 서비스 화면. 지속적으로 오류메시지가 나오며 진행이 되지 않는다. |
카카오뱅크가 계좌 개설 과정에서 협력사인 CB사에 보내는 트래픽이 몰리면서 사실상 서비스가 마비됐던 것. 나이스평가정보의 CB등급 조회 기능이 마비되면서 금융권에는 비상이 걸렸다.
은행권 및 카드, 캐피탈사의 대출 업무가 일제히 지연되거나 중단됐던 것. 카카오뱅크의 인기가 금융권의 대출업무 마비로 이어진 셈이다. 복수의 CB사와 계약한 시중은행은 큰 타격이 없었지만 나이스평가정보만 이용하던 일부 금융사는 사실상 서비스가 중단됐다.
윤호영 카카오뱅크 공동대표는 “내부에서는 시간당 약 10만명이 몰려도 문제없이 접속 가능하다”며 “다만 계좌를 개설할 때 정보가 CB사 등 유관기관을 거치도록 돼 있는데 해당 기관의 시스템이 트레픽을 따라가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런 카카오뱅크의 오류는 오후에 일부 정상화 됐다. 새롭게 가입한 입출금계좌 수가 급격하게 늘어난 것도 이맘때다. 하지만 정작 대출 서비스는 오후 5시 현재까지 여전히 해결되지 않고 있다. 대출 서비스를 진행하면 ‘서비스 이용 고객이 많습니다. 잠시 후 다시 신청해 주세요’라는 메시지만 나온다.
하지만 재시도를 하더라도 대출이 이뤄지는 경우는 거의 없어 보인다. 이날 오후 5시 기준 카카오뱅크의 대출 규모는 2시간 전과 비교했을 때 1억원 증가에 그치고 있다.
이 대출 서비스 오류가 언제쯤 해소될지는 아직 미지수다. 카카오뱅크와 나이스평가정보가 서로 상대의 문제라고 지목하고 있기 때문.
카카오뱅크 측은 “현재 대출에 트래픽이 카카오뱅크와 나이스평가정보에 과도하게 몰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나이스평가정보 측은 “오전에 트래픽이 몰려 서비스가 지연되는 문제가 있었지만 현재는 정상화해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강필성 기자 (feel@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