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점 영업익 34.4%↓..마트는 적자 1000억 육박
추가 사드 배치 소식 등으로 하반기 전망도 암울
[뉴스핌=이에라 기자] 롯데백화점이 2분기 최악의 성적표를 받았다. 중국의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보복과 내수 침체가 이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당분간 실적 개선은 힘들 것이란 전망이다.
3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롯데백화점의 2분기 영업이익은 4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5.6% 급감했다. 상반기 영업이익도 34.4% 감소한 1540억원에 그쳤다.
2분기와 상반기 매출액은 각각 5.6%, 4.9% 감소했다.
할인점(마트)의 2분기 영업손실은 770억원으로, 전년(630억원) 대비 적자폭이 확대됐다. 상반기 누적 적자도 전년 동기(610억원) 보다 증가한 960억원에 달했다.
백화점 부문의 영업익 급감으로 롯데쇼핑의 2분기 매출과 영업익은 각각 7조4010억원, 870억원에 그쳤다. 증권사들의 추정치(7조3154억원, 1843억원)을 크게 밑도는 것으로, 특히 영업익은 추정치 보다 1000억원이나 낮았다.
3월 중국인 단체 여행 금지령을 포함해 한한령(限韓令)이 본격화됐지만, 막상 뚜껑을 여니 중국인 단체관광객(유커) 급감 여파는 더 컸다.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1월 중국인 관광객수는 56만5000명이었지만, 4월에는 22만8000명으로 반토박 났다.
2분기 롯데백화점의 중국인 관광객 매출 비중은 1.1%로 줄었다. 지난해 연간 3.5%였던 것 대비 2.4%포인트 감소한 것. 이는 매출에서만 200억원 이상 줄어드는 결과를 초래했다.
백화점은 면세점처럼 중국인 매출 비중이 절대적인 것은 아니다. 다만 명동과 가까운 소공동 롯데백화점 본점은 한때 중국인 비중이 20% 안팎이었고, 사드 사태 이후 절반 이상 줄어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소공동 롯데면세점을 찾는 유커 발길이 끊기면서 본점의 중국인 관광객 비중도 줄어든 것.
지난 3월부터는 소공동 롯데백화점 벽면에 중국어로 '당신을 이해합니다. 그래서 기다립니다'라는 홍보물을 게시, 롯데의 사드 부지 교환에 등돌린 중국인들의 마음 달래기에 나서기도 했다.
여기에 계속되는 백화점 업황 부진도 큰 이유다. 2분기에만 백화점 기존점이 5.2% 역성장했는데 의류·잡화 부문 성장률이 각각 6%, 11%대 뒷걸음친 것이다.
전문가들은 하반기에도 큰 폭의 실적 개선은 힘들 것이라고 보고 있다. 지난달까지만 해도 문재인 대통령이 외신과의 인터뷰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에 사드보복 해제를 요청하겠다고 언급했지만, 지난 주말 북한의 미사일 발사 직후 문 대통령은 사드 발사대 4기의 추가 배치를 지시했다.
주영훈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사드 여파가 지속된다면 하반기에도 이익 감소가 불가피하다"며 "소비회복에 따른 기대감이 있어도 중국 영향이 그대로 이어진다면 크게 개선되기는 힘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3월 한한령 이후 2분기 실적이 중국인 단체 관광객 급감에 따른 실적 여파가 그대로 드러났다고 보면 된다"며 "현 상황에서는 일부 비용 통제나 효율화 보다는 사드 보복 완화에 따른 정치적 불확실성이 제거되야지만 분위기가 전환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뉴스핌 Newspim] 이에라 기자 (ERA@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