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전지현 기자] 편의점에서는 기온 변화에 따라 상품별 판매가 달라진다고 합니다. 유통업계에서는 이를 ‘상품별 임계온도’라고 말하는데요.
세븐일레븐이 지난해 8월부터 올해 7월까지 매출 데이터 분석을 통해 주요 상품별 임계온도를 조사한 결과, 편의점 대표 상품 중 하나인 맥주 임계온도가 26도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맥주는 일 최고기온 26도를 기점으로 매출지수 100을 상회했고 이후 기온이 올라갈수록 지수 상승폭이 커졌죠. 8월에 들어서는 매출지수가 140대까지 상승했습니다. 같은 기준으로 탄산음료의 임계온도는 24도, 생수와 스포츠음료의 임계온도는 29도였습니다.
음료 품목 안에서도 기온 상승에 따른 상품별 지수의 변동폭은 각기 달랐는데요. 일평균 최고기온이 35도 이상이 되자 탄산음료 지수는 130을 기록한 후 상승세를 멈췄습니다. 반면 스포츠음료는 기온 상승에 따라 지속적으로 매출이 늘어나며 8월에는 매출지수 187까지 기록, 온도 상승에 가장 민감한 품목이었습니다.
아이스크림 카테고리 내에서도 온도에 따라 희비가 엇갈렸는데요. 아이스크림 중 ‘바류’의 임계온도는 27도였고, 얼음 함량이 높은 ‘튜브형아이스크림(일명 쭈쭈바)’는 31도부터 매출이 급증했습니다. 유지방 비중이 높은 콘류는 30도를 기점으로 매출이 오히려 하락했죠.
기온이 올라감에 따라 매출지수가 꺾이는 상품도 있었습니다. 대표적인 상품은 초콜릿. 칼로리가 높아 추울 때 잘 팔리는 초콜릿은 31도가 지나면 매출이 하락 곡선을 그렸습니다.
온도에 따라 매출 변화가 거의 없는 품목 즉, ‘항온상품’도 있는데요. 대표적인 것이 RTD커피, 소주, 라면 등이었습니다. 이들 상품은 기온과 상관없이 매출지수 차이 폭이 10 이내에 속했죠. 이는 국내 소비자들이 연중 기온에 상관없이 소주, 라면, RTD커피를 꾸준히 소비한다는 의미라고 합니다.
서울, 부산, 대구, 광주, 제주도 등 폭염경보가 내린 21일 오전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어린아이들이 물놀이를 즐기고 있다. /이형석 기자 leehs@ |
RTD커피의 경우 10도 이상일 때 99.4 지수를 보였는데 영하 10도인 날에도 101으로 지수 차이가 없었습니다. 소비자들이 온도가 높을 때는 냉장고에서, 추운 날에는 편의점 온장고에 진열된 따뜻한 커피를 연중 즐기기 때문이죠.
소주는 8월 매출 지수가 100.1로, 12월 107와 비교해 불과 6.9 차이밖에 나지 않았고, 같은 기간 라면 지수도 7.6에 불과했습니다.
'비오는 날에는 파전에 막걸리'라는 공식도 입증됐죠. 편의점 CU의 지난 7월 상품매출에 따르면 폭우가 쏟아진 중부지방은 막걸리·부침가루 등 매출이 전년동기대비 61.3% 올랐습니다. 반면 더위가 지속됐던 남부지방에서는 맥주 매출이 전년대비 31.2% 상승했습니다.
세븐일레븐 관계자는 “기온에 따른 소비자 구매 패턴의 변화는 날씨만큼이나 변화무쌍하다”며 “유통업에서 날씨가 중요 요소인 만큼 임계온도 분석을 통해 진열과 재고 수준을 달리하는 등 상품별 맞춤 전략을 세우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뉴스핌 Newspim] 전지현 기자 (cjh71@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