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련 업체 20~30년 물량 확보 잰걸음
[뉴욕 = 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전기차부터 배터리까지 리튬 수요가 늘어나면서 호주의 광산 지역이 ‘골드 러시’를 연출하고 있다.
170년의 역사를 지닌 호주의 900억달러 규모 광산업에 전세계 투자 자금이 몰려드는 한편 중국의 배터리 업체를 축으로 자산을 사들이려는 관련 업계의 움직임이 분주하다.
호주 서부의 리튬 광산 <출처=블룸버그> |
앞으로 20~30년간 리튬 공급 물량을 확보하기 위해 각국 업체들이 뛰어들고 있다는 것이 시장 전문가들의 얘기다.
7일(현지시각) 블룸버그에 따르면 호주는 전기차부터 노트북까지 전세계 배터리용 리튬 생산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 호주의 생산 규모가 1430메트릭톤을 기록했고, 칠레가 1200메트릭톤으로 뒤를 이었다.
호주 서부 광산 지역에 4건의 리튬 프로젝트가 가동중이며, 3건의 생산 라인이 추가로 동원될 예정이다.
중국 티앤치 리튬과 미국의 알버말 코프가 설립한 조인트벤처 탈리슨 리튬에 따르면 세계 최대 리튬 광산이 자리잡은 호주 서부 지역의 생산 용적은 매년 두 배 이상 성장을 기록하고 있다.
호주 정부는 1888년 주석 생산지로 출발한 호주 서부 광산 지역의 리튬 생산량이 전세계 30%를 차지하고 있다고 발표한 바 있다.
특히 중국 업체들이 자산 매입에 잰걸음을 하고 있다. 호주 마리온 광산의 지분을 약 43% 보유한 장시 광펑 리튬은 지난 5월 필바라 미네랄과 9개 광산 개발의 투자 협정을 체결했고, 다른 프로젝트 투자 기회를 엿보고 있다.
배터리 업체 샨시 J&R 옵티멈 에너지도 7월 알투라 마이닝의 프로젝트에서 향후 생산되는 리튬의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세계 2위 리튬 공급업체인 칠레의 소시에다드 퀴미카 앤 미네라 역시 지난 7월 처음으로 남미를 벗어나 호주 키드만 리소시스가 진행중인 호주 서부 홀랜드 광산 프로젝트의 지분 50%를 1억1000만달러에 매입하기로 했다.
네오메탈의 크리스 리드 최고경영자는 블룸버그와 인터뷰에서 “호주의 리튬 공급이 전례 없는 외형 확장을 이루고 있지만 여전히 수요를 따라잡지 못하는 실정”이라고 전했다.
리튬의 수요가 늘어나면서 관련 원자재의 가격이 급등하고 있다. UBS에 따르면 지난해 말까지 5년간 탄산 리튬의 가격이 두 배 이상 뛰었다.
시장조사 업체 벤치마크 미네랄에 따르면 호주의 리튬 수출이 늘어나고 있지만 지난달 탄산 리튬의 가격이 5% 상승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전기차의 판매 규모가 앞으로 20년 이내에 휘발유 자동차를 앞지를 전망이다. 그만큼 리튬의 수요가 가파르게 늘어날 것이라는 얘기다.
리튬의 전세계 시장 규모는 연간 25억달러로, 해상운송 철광석과 그 밖에 미네랄의 시장 규모인 860억달러에 크게 못 미치는 실정이다.
하지만 BHP 빌리턴을 포함한 광산 업체들이 앞다퉈 리튬 시장에 뛰어들고 있고, 호주뿐 아니라 캐나다와 칠레, 아르헨티나 등이 광산 개발에 뜨거운 경쟁을 벌이고 있다.
시장 전문가들은 배터리 및 자동차 업체들이 본격 가세할 때 리튬 시장이 한 차례 폭발적인 성장을 이룰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뉴욕 특파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