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심하늬 기자] 에어컨 화재는 주로 실외기가 과열돼 일어나는 것으로 알려졌으나, 실제로는 연결 배선 상의 문제가 더 큰 것으로 드러났다.

에어컨 실외기 연결 배선에서 화재가 난 것으로 추정되는 사례. [서울시 소방재난본부 제공]

9일 서울시 소방재난본부가 최근 3년간 발생한 52건의 에어컨 화재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78.8%(41건)가 전선 결선(연결) 부분에서 발생했다.

에어컨 제조사에서 기본으로 제공하는 실외기의 전선 길이(최대 10m)를 초과하여 별도로 추가 연결하여 설치할 경우, 결선부위가 특히 화재에 취약한 것으로 밝혀졌다.

특히 에어컨 재설치 시 화재에 유의해야 한다. 기존에 설치된 에어컨을 철거할 때 실내기와 실외기 사이 연결된 전기배선을 절단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를 재설치 할 때 절단된 전선을 단순히 꼬아서 연결하게되면 결선지점이 느슨해져 접촉저항 증가에 의한 발열로 전선피복 및 보온재 등에서 화재가 발생하게 된다.

에어컨 실외기 연결 배선에서 화재가 난 것으로 추정되는 사례. [서울시 소방재난본부 제공]

또 에어컨은 전기부하가 크기 때문에 연결배선을 이음매 없이 설치해야 하며 불가피할 경우 전선연결 슬리브(sleeve) 등을 활용해 견고하게 설치해야 한다.

냉매공급 배관에서 발생하는 결로현상 때문에 발생한 수분이 결선부위로 침투하거나, 연장하는 배선을 규격에 맞지 않는(허용 전류가 낮은) 전선으로 사용할 경우, 결선부위에서 화재가 발생할 수 있다.

소방재난본부는 이날 에어컨 화재 발생 메커니즘을 실증적으로 확인하기 위해 서울 광진구 광진소방서 주차장에서 실험을 시행했다.

정문호 서울시 소방재난본부장은 "에어컨 실외기 화재가 지금까지는 과열에 의해 주로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왔으나, 새롭게 밝혀진 원인은 화재 예방에 있어 큰 성과가 될 것이다"라며 "에어컨 실외기 화재 예방을 위해 설치상 주의사항을 표시하는 등의 제도적 개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심하늬 기자 (merongya@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