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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100일] 재계, 겉도는 소통에 '해외이전' 검토 ↑

기사입력 : 2017년08월16일 09:55

최종수정 : 2017년08월16일 10:28

'위기감 고조' 재계, 코드맞추기 시동걸었지만 힘겨워
최저임금·법인세인상에 통상임금 불확실성까지 시름

[뉴스핌=이강혁 기자] "소통은 시작했다는데 내용은 아직 뭐가 없죠. 대기업에 대한 규제는 자꾸 강해지는 반면, 사업상 불필요한 규제를 풀어준다는 말은 안나오네요. 출점도 제대로 못하게 규제로 다 묶어 버리면 고용은 어떻게 늘린다는 건지." (A 유통대기업 관계자)

"겉도는 대화로는 일방적인 코드맞추기 강요에 지나지 않을 겁니다. 허심탄회하게 토론하자면서 결국 방향은 정해진데로 가야하는 게 답답한거죠." (B그룹 관계자)

"기업들 부담으로 뭐든 하겠다는 거 아닙니까. 그럼 기업들 애로사항이라도 들어주고 해결하도록 노력해줘야죠. 미국 때문에 국내 철강이 어렵다니, 힘내라고 박수를 보낸다는 식의 답변이 나오니 원..."(C 철강업체 관계자)

"시장경제의 재정립이 필요한 때다. 영원성은 기업이 가진 불변의 욕구다. 투명하고 책임있는 경영을 하지 못하면 시장이 퇴출한다. 정부가 견제자로 너무 개입하면 준조세와 같은 관행은 사라지지 않는다. 정부의 일과 민간의 일을 정확하게 구분하길" (한 경제단체 관계자)

16일 복수의 재계 관계자는 '문재인 정부 출범 100일 평가'를 묻자, 이같이 냉랭한 반응을 보였다. 높은 국정지지도를 의식한듯 입장에 한사코 손사래를 쳤으나, 사견을 전제로 달자 신랄한 비평과 고충토로가 이어졌다.

이른바 J노믹스, 문 정부의 경제정책 방향이 속도감 있게 전개되면서 '기업 총수를 예비 범죄자로 본다'는 불만부터 '시장경제 속에서 혁신경쟁을 하는 것이 아니라 규제경쟁을 만든다'는 지적도 나왔다.

이와 관련해 한 재계 인사는 "4차산업혁명이라는 새로운 기회를 잡으려면 신속하고 과감한 의사결정과 투자가 뒤따라야 한다. 때문에 선진시장의 국가들은 과감하게 규제를 풀고 총수의 경영권을 더 강화하는 방향으로 정책을 바꿨다"면서 "규제로 기업을 이끈다는 발상 자체가 문제"라고 지적했다.

◆경영위기감 속에서 문재인 정부와 코드맞추기 시동

재계는 하반기 이후 경영 불확실성이 더 커질 것이란 우려 속에 있다. 올 상반기에 반도체 슈퍼호황 등에 힘입어 지표상 선방했으나, 여전히 불확실성을 높일 악재들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단적으로 북한 김정은 정권의 위기감 고조로 한반도 정세가 불안한 상황에서 중국의 사드 보복 여파는 계속되고 있다. 탈원전 시대의 전기료 인상 문제에 더해 이미 최저임금 인상, 법인세 인상 등 재계 입장에서는 모두가 악재다.

재계 주요 대기업 사옥 이미지. <뉴스핌DB>

하지만 미래가 불확실하더라도 재계는 일단 문 정부의 일자리 창출, 상생협력 의지에 코드는 맞춰가자는 입장이다. 소득주도 성장, 더불어 잘사는 경제의 문 정부 화두에 대해 잇따라 파트너십을 내세우며 대책도 내놓고 있다.

예컨대, SK그룹은 지난달 27~28일 이틀에 걸친 문 대통령과 간담회를 전후해 다양한 상생방안을 발표 중이다. 2·3차 협력사 지원 전용펀드 1600억원을 신설하고 기존 4800억원 규모로 운영 중이던 동반성장펀드를 6200억원으로 확대하는 내용의 상생협력 강화방안을 밝혔다.

SK는 이와 함께 조직문화 개선 방안과 협력사 직원들의 삶과 질 개선을 위한 복리 후생 지원 폭도 확대했다. 앞으로 중소 협력사와 직접 계약해 재하도급의 고리도 없애기로 했다.

LG그룹도 계열사를 통해 1000억원 상생펀드를 조성한 상태다. 이중 절반은 2·3차 협력업체를 직접 지원하는데 쓰일 예정이다. 특히 LG는 1차 협력업체의 계약시, 1차 협력업체와 2·3차 협력업체의 공정거래를 담보하도록 하는 조항도 포함시켰다.

한화그룹은 정부 정책기조에 발맞추기 위해 850여명의 비정규직을 내년 상반기까지 정규직으로 전환키로 했다. 이번에 정규직으로 전환되는 동일한 직무에 대해서는 앞으로는 정규직 또는 정규직 전환 전제형 인턴사원으로 채용해 비정규직 비율을 지속적으로 감소시킬 방침이다. 이와 함께, 일감몰아주기 해소차원에서 한화S&C의 IT사업 분할과 지분 44.6%를 매각하기도 했다.

총수의 장기부재 상황으로 정책적 의사결정이 어려운 삼성전자도 올해 채용을 늘리고, 협력업체에 대한 물품대금 지급, 작업장 근로안전 개선 등 기존 프로그램을 강화해 나가고 있다.

◆해외행 외치는 기업들...최저임금, 법인세 더해 통상임금 이슈까지

소득주도 성장의 한 축에서 핵심역할을 해야할 기업들은 당장 최저임금, 법인세 인상에 더해 통상임금 이슈로 시름 중이다. 이같은 경영의 어려움이 지속된다면 해외로 생산거점을 이전할 수밖에 없다는 입장까지 나왔을 정도다.

기업들의 투자와 고용을 늘리며 성장하려면 규제로 기업을 컨트롤하려는 인식부터 바꿔야 한다고 재계 관계자들은 입을 모은다.

한 대기업 관계자는 "규제 속에서 경영권을 강화하기 위해 힘들게 경영역량을 분산시킬 것이 아니라 실적을 더 내서 주주환원 정책을 하도록 유도하는 쪽이 진짜 개혁"이라고 했고, 또다른 관계자는 "규제도 시장 안에서 작동하게 만들어 규제와 인센티브를 모두 줘야 적극적인 기업 활동을 이끌수 있다"고 견해를 밝혔다.

한 통신업계 관계자는 "통신요금 인하만 하더라도 시장자율, 시장여건을 정부가 지나치게 답을 정해놓고 옥죄는 식으로 양보를 이끌고 있어 어려움이 크다"며 "장기적 투자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보다는 당장의 분배에 방점이 찍히는 듯 싶어 안타깝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해 한 대기업의 전무급 임원은 "과감한 투자라는 것은 분위기 조성이 그 시작 아니겠냐. 규제로 기업을 컨트롤하려는 일은 없어야 하겠다"라면서 "성장과 투자가 나빠졌다고 하는데, 규제에 대한 인식 전환이 부족한 탓이 크다. 성장이 곧 우리 젊은 세대 일자리의 기본"이라고 의견을 냈다.

문재인 대통령이 청와대 여민관 집무실에 설치된 대한민국 일자리 상황판을 살펴보는 모습. <사진 = 뉴시스>

혁신활동에 각종 제약이 많은 상황에서 장기적인 성장을 담보할 수 있겠느냐는 지적도 재계에서 나온다. 투자와 혁신을 유도하는 구체적인 정책을 짜야한다는 목소리다. 강성 귀족노조 문제 등에는 관대하고 기업을 무조건 '갑'으로 보는 것도 개선이 필요하다는 이야기도 들린다.

이에 대해 자동차산업계의 한 관계자는 "문 정부가 상대적 약자를 챙긴다는 것에 공감하나 여기에 편승한 강성 귀족노조 파업 등에도 관대한 것은 문제"라면서 "경영여건이 지속적으로 악화하는 상황에서 막대한 인건비 부담까지 커지는 등 국내에서 채산성을 맞추는 것은 더이상 어려울 수 있다"고 우려했다.

재계는 답은 정해져 있다고 본다. 기업이 투자활성화를 통해 혁신활동에 매진하고, 이를 통한 성장을 이끄는 기본에 충실하면 양질의 일자리도 만들어진다는 것이다.

경영자총협회 측은 문 정부 출범당시 이렇게 당부한 바 있다.

"새 정부가 저성장의 장기화에 대한 우려를 떨쳐버리고 온 국민이 열망하는 일자리 창출을 이뤄내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규제혁파와 신성장동력산업 육성을 통해 기업의 투자 환경을 만들어 주기를 기대한다. 좋은 일자리는 오직 기업의 투자활성화를 통해서 만들어진다는 기본에 충실해야 할 것이다."

[뉴스핌 Newspim] 이강혁 기자 / 재계팀장 (ikh@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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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中 특별교역국 박탈 가능성" [서울=뉴스핌] 박공식 기자 = 미국과 중국 사이에 자존심을 건 관세전쟁이 계속 고조될 경우 트럼프 행정부가 중국에 부여한 특별교역국(PNTR:Permanent Normal Trade Relations, 영구정상교역관계) 지위까지 박탈해 중국에 대한 관세를 평균 61%까지 올릴 가능성이 있다고 로이터통신이 무역전문가들을 인용해 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통신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 첫날(1월20일)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 지명자와 제이미슨 그리어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 지명자에게 중국의 특별교역국 지위와 관련한 입법적 조치를 검토하라고 지시했다고 전했다. PNTR은 이전 '최혜국대우(most-favored-nation treatment)'로 불려진 것으로, 관세와 항해 등 양국간 관계에서 제3국에 부여한 조건보다 절대 불리하지 않은 대우를 하는 것이다. 세계무역기구(WTO)가 교역의 일반원칙으로 지지하고 있다. 미국은 2000년 중국의 WTO 가입 전 중국에 PNTR 지위를 부여했다. 이후 중국의 대미수출은 급격하게 증가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중국에 대한 PNTR 지위 재검토 지시 이후 존 물레나 공화당 의원과 톰 스워지 민주당 의원은 지난 1월 23일 하원에 공정무역복원법안(Restoring Trade Fairness Act)을 공동발의했다. 물레나 의원은 하원 중국관련특별위원회의 공화당 의장을 맡고 있다. 상원에도 동시 발의된 법안은 중국과 정상교역 관계를 중단하고 관세를 5년간 35~100% 수준으로 인상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비슷한 법안은 과거에도 여러 차례 의회에서 발의됐지만 충분한 지지를 얻지 못해 폐기됐다. 그러나 이번에는 사정이 다르다. 무역 전문가들은 민주 공화 양당 지지가 점점 확산돼 통과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짐 루이스 부소장은 중국이 글로벌 무역규칙을 따르지 않아 PNTR 지위가 박탈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고 진단하고 "트럼프는 중국과 어떤 거래를 할수 있을지 지켜보며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고 말했다. 또다른 기업 컨설턴트와 법률가는 거래 기업들이 중국의 PNTR 지위 상실 가능성에 대비하고 있다고 전했다. 공급망을 중국 바깥(제3국)으로 이전하거나 외국인 직원을 귀국시키고 중국내 신규 투자를 중단하고 있다고 했다. 추가 관세 부담을 전가하기 위해 납품 계약 조건을 재협상하는 기업도 있다고 덧붙였다. 영국의 경제연구소인 옥스퍼드 이코노믹스는 무역단체인 미중무역위원회(USCBC:U.S.-China Business Council)에 제출한 보고서에서 중국이 PNTR 지위를 상실하면 연료를 제외한 모든 중국산 제품은 미국 기업이 중국에서 생산했더라도 관세가 현재 19%에서 평균 61%까지 오를 수 있다고 예상했다. USCBC는 "중국에 대한 PNTR 지위 박탈은 중국의 무역 관행을 바꾸는 수단으로 적절하지 않으며 미국이 가진 다른 수단을 사용해야 한다"고 반대 입장을 표명했다. 현지시간 2월4일 0시1분을 기해 트럼프 행정부의 대중국 관세 10%가 발효되자 중국도 즉각 보복 관세 조치로 맞섰다. 지난해 대선 과정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에 최대 60%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고 공언한 바 있다. 한편 싱크탱크 미국기업연구소(AEI:American Enterprise Institute) 선임연구원 데렉 시저스는 "공화당 의원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승인없이는 PNTR 취소 법안을 통과시키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현재 미국과 정상적 교역국 지위를 가지지 못한 나라는 쿠바와 북한, 벨라루스, 러시아 등 4개국 뿐이다. 3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오클랜드 항구에 접근하는 콘테이너 화물선 [사진=로이터] kongsikpark@newspim.com 2025-02-06 1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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